[리뷰] “현실은 꿈과 다르지 않다” 『불교에 빠진 조선 유학자의 특별한 꿈 이야기』
[리뷰] “현실은 꿈과 다르지 않다” 『불교에 빠진 조선 유학자의 특별한 꿈 이야기』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1.30 16: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천지가 한번 뒤바뀜은 천지의 꿈이요, 한 세상은 인간의 꿈이다. 천지의 뒤바뀜은 큰 꿈이고, 한 세상은 작은 꿈이다. 만물의 수명은 경계가 천년만년인 것이 있고, 죽음에 이름이 십 년, 백 년인 것이 있고, 잠깐 생겼다가 곧 죽는 것이 있다. 수명이 긴 것은 긴 꿈이고 수명이 짧은 것은 짧은 꿈이다. <17쪽 「수요」>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가 사실은 꿈처럼 허망하다는 생각을 하면 모든 고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월창 김대현은 이러한 불교적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조선 후기 어수선하고 힘든 시기에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했다.

불교적 가르침을 전하고 있지만 이 책은 결코 불교적 문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제목인 ‘슬몽쇄언’은 ‘꿈을 서술한 좀스러운 말’이라는 뜻으로, 그는 그가 꾼 꿈을 통해 어떤 선지식을 이야기할 뿐이다. 불교의 핵심인 깨달음을 꿈을 비유로 들어서 서술해 중생을 계몽하기 위해 제작된 책이다. 

한때 유학자였으나, 40세에 『능엄경』을 접한 후 김대현은 그의 사상이자 인생관이었던 유학을 과감히 버리고 불교에 귀의한다. 오로지 불교의 공부와 수행에만 몰두한 그는 수많은 저서를 남겼으나, 나중에 단 두권만 남기고 태워버렸다. 이 책이 그 두권 중 한권이며, 그만큼 그가 연구한 불교관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중에는 『슬몽쇄언』의 해석본이 꽤 유통되고 있는데, 이 책의 역자인 박성덕은 그 해석본들이 “의역으로 인해 원문의 내용이 누락된 곳이 있거나, 특정 학문이나 사상을 중심으로 재해석된 책”이라고 생각해 자신이 새롭게 해석했다. 박성덕은 『슬몽쇄언』으로 박사 학위 논문을 쓰고 있다. 책의 바른 해석을 위해 서울 법련사 주지 진경스님, 청도 대운암 주지 지자스님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불교에 빠진 조선 유학자의 특별한 꿈 이야기』
김대현 지음│박성덕 엮음│북트리 펴냄│200쪽│12,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