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희망의 온도를 올리십시오
[칼럼] 희망의 온도를 올리십시오
  • 독서신문
  • 승인 2020.01.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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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동이 트려나, 소나무 숲 사이 희뿌연 안개 같은 기운이 번집니다. 사진작가 배병휴의 ‘소나무’ 작품처럼 휘고 늘어진 가지에 매달려 안개는 점차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지금 1월은 2020년이 동 틀 무렵. 안개가 자욱합니다. 안개가 아니라 2019년의 부유물이 아직 침전되지 않고 떠돌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 대한민국 혹은 우리를 덮었던 여과되지 않은 먼지, 티끌들이 저렇게 소음처럼 유랑하고 있는 겁니다.

독자 여러분, 2020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는 다산과 지혜를 상징한다는 쥐의 해(경자년). 특히 60년 만에 한 번 온다는 흰쥐의 해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형통하기를 기원합니다.

모두 이렇게 덕담으로 한 해를 시작합니다. 희망과 새로운 도전을 말하기 적당한 때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야누스의 얼굴을 한 1월은 말 그대로 지난해의 모든 것을 그대로 1월에 내려놨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새해를 시작하곤 합니다. 그러니 새해는 새로운 출발이자 그저 지난해의 연장선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은 한민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둘로 찢어지고 아귀다툼에 날을 밝혔습니다. 광화문과 서초동은 어느새 그저 지명이 아닌 진영논리의 대표 서식지로 변질됐습니다. 이 뿐만이 아니지요. 유아(乳兒)들은 갈 곳이 없고 ‘워킹맘’은 내 새끼 맡길 곳을 찾아 전전긍긍 했습니다. 학생들은 보이지 않는 교육 격차에 피지 못한 꽃처럼 시들하고, 돌도 씹어 먹을 청년들은 높은 실업률에 막혀 풀이 죽어 시들합니다. 매년 반복되는 아우성이지만 더 힘들다고 느껴지는 체감경기와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가계 빚에 중장년층의 마음 또한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이 와중에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싸움박질에 여념이 없습니다. 국회를 보고는 힘이 없으면 정의도 없다는 얘기도 한쪽에서 들려오는 새해 벽두입니다.

독자 여러분, 우울한 얘기로 시작했지만 새해는 새해이기에 희망을 찾으려 합니다. 우선 내 안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처럼 결국 희망은 희망을 낳고 좌절은 좌절을 낳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약이 부족할 때 쓰였던 구시대적 방법이지만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인간의 심리적 다짐과 믿음이 결국 약제의 유무효와 상관없이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다는 신통방통한 효과지요. 우리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드러내는 좋은 척도입니다. 반대로 부정적 믿음이 부정적 효과를 나타내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2020년, 설레는 숫자입니다. 긍정의 믿음을 가지십시오. 

아울러 희망은 노력하는 자만이 가질 수 있고 그 노력이란 좋은 습관과 다른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무언가 하고자 하는 습관을 권장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이라도 습관은 생활에 즐거운 리듬을 줍니다. 그 리듬이 몇 소절 쌓이면 어느덧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변주돼 스스로를 기쁘게 합니다. 하루 5분씩 영어공부를 한다든가 잠자기 10분전 다섯줄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아니면 아침 저녁으로 천원씩 저금통 넣기, 하루 줄넘기 100회도 괜찮습니다. 도전 없는 성취는 없습니다. 요즘 습관을 다룬 책들이 쏟아집니다. 심리학과 뇌과학이 만난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는 가히 눈이 부십니다. 매우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것들이 많아 습관에 대한 책을 꼭 펼쳐 보시기를 새해 시작하면서 권합니다. 서정주는 천둥과 먹구름 속에서 울어 국화꽃이 피어났고 무서리가 그리 내려 노오란 꽃잎을 피웠다 했습니다. 좋은 책, 좋은 습관을 거름삼아 새해 희망을 키우십시오.

유리창이 바람결에 흔들리는 걸 보니 매화꽃 향기 실은 손님이 오시려나 봅니다. 제 마음도 살짝 흔들립니다. 안개가 걷히는 것 같습니다.

독서신문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희망의 온도를 올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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