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서 근육’ 단련만 50년
[칼럼] ‘독서 근육’ 단련만 50년
  • 방재홍 발행인
  • 승인 2020.11.0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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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매체명에 ‘독서’를 아로새겨 목표하는 바(독서 활성화)를 명료하게 드러낸 채, ‘독서인구 증대’에 힘써온 <독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복잡한 세상만사 세월 따라 급변한다지만 시대 과제를 헤쳐나가는 지식이 책에 있다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1970년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자”며 ‘새마을운동’을 전개한 박정희 대통령은 같은 해 창간한 <독서신문>에 ‘독서하는 국민’이란 글귀가 적힌 휘호를 전해 ‘독서 운동’을 권장했는데, 이는 이후 수많은 지식인, 문화·예술인 그리고 해외 대사들까지 참여한 ‘책 읽는 대한민국’ 독서 캠페인으로 발전해 맥을 이어오고 있다. 

<독서신문>이 걸어온 50년 인생사. ‘독서를 통한 문화·교양 시민 증대’라는 무한한 잠재력을 안고 세상에 태어나,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에는 인문·예술학에 굶주린 이들의 일용한 양식이자 이정표가 되는 친구였다. 그리고 중년이 된 지금, ‘책으로 세상을 비평하다’라는 슬로건을 통해 각종 사회 현안들을 책이 말하는 가치로 재단하면서, 50년 전과 마찬가지로 독서 부흥만이 ‘우리가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며 작지만 힘을 다해 외치고 있다. 그렇다. <독서신문>은 책 읽기 꺼리는 시대를 맞아 고군분투하면서도 성실히 가야 할 길을 걸어 나가고 있다. 책 읽지 않는 시대에 책 읽기를 권하는 신문, 매체 이름에 ‘독서’를 박아 넣은 목적이 분명한 신문이 동영상이 대세인 시대를 대처하기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지치지 않는 건 시대를 막론하고 독서의 가치가 불변하며 그 가치를 이해하는 <독서신문> 독자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독서가 쉬운 일은 아니다. 내용을 떠먹여 주는 동영상과 달리 독서는 스스로 떠먹어 자기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독서 노동’이라고까지 불리겠는가.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자. 우리 주변엔 독서를 즐기고 그 안에서 보람을 얻는 ‘누군가’가 존재한다. 누군가에겐 노동인데, 누군가에겐 즐길 거리라니, 이 어찌 된 일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독서) 운동의 맛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다. 근육이 커지려면 운동을 통해 근육이 찢어지고 회복되는 반복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성과를 경험해본 사람은 그 고통이 싫지 않다. 오히려 쾌감을 느낀다고 할까. 독서도 마찬가지다. 추상적 관념을 주로 다루는 독서는 생각 근육을 단련시키는 정신 운동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맛을 알면 독서만큼 맛있고 이로운 것이 없다. 

일단 독서의 재미를 알게 되면 지식 습득 속도가 빨라지고 그럼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리는 세계의 폭과 넓이가 확장된다. 책 내용을 머릿속에 재현하는 게 재미난 놀이처럼 느껴진다. 이런 능력은 한번 습득하면 좀처럼 퇴보하는 법이 없어 평생을 두고 누릴 수 있는 지속성이 높은 유희 활동이다. 비용 부담도 적다. 1~2만원가량으로 수 시간에서 수일을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은 독서의 차별화된 강점 중 하나다. 교양서가 지식을 전하고, 문학서가 공감 능력을 높인다는 ‘골라먹는 재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사실 질리지 않고 오래 가는 건 첫입에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법이다. 커피와 술을 처음 접했던 때를 생각해보라. 첫잔에 ‘캬~ 이맛이다’라고 느껴지던가. 오히려 ‘뭐지? 이 쓴맛이 대체 뭐라고 그렇게들 마신담’이란 생각이 들지 않던가. 독서도 그러하다. 첫맛에 깊이 빠지기 어렵지만 자주 접하다 보면 독서만큼 질리지 않고 오래 가는 유희 생활도 없다.

힘이 달려 운동기구를 들어 올릴 수 없는 순간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부들거리며 개수를 채웠을 때 근력 운동 효과는 극대화된다. 독서에 필요한 생각 근육 단련도 다르지 않다. 1970년 새마을운동과 함께 시작된 독서 운동의 역사 속에서 <독서신문>은 독서 트레이너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화려하게 피어오를 당신의 독서 근육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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