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폼장] 뉴턴에서 멘델까지 『통념과 상식을 거스르는 과학사』
[지대폼장] 뉴턴에서 멘델까지 『통념과 상식을 거스르는 과학사』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1.07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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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명석함과 헌신이 과학에서 중요한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는 하나,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몇몇 발견 뒤에는 동료나 조수가 큰 도움을 줬거나 큰 행운이 찾아왔거나 했던 중요한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 이는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10쪽>

중세 시대를 통틀어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 이 문제에 관한 양쪽 사상가들은 모두 기독교도(로마가톨릭 혹은 동방정교회)였고, 그들에게 지구의 모양은 진보적 혹은 전통적 관점과는 무관한 문제였다. 성직자들은 대부분 지구의 모양보다는 구원에 더 관심이 많았다(그게 그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하지만 신의 자연 섭리는 그들에게도 중요했다. 콜럼버스는 반항적이고 새로운 사상을 가진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신의 과업을 수행한다는 믿음을 갖고 항해를 한 성실한 가톨릭 신자였다.<29쪽>

두려움 때문에 다윈이 책 출간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분명 사실이 아니다. 그는 문제의 20년 동안 증거를 수집하고, 자신이 맞닥뜨린 여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고 많은 식구를 챙기면서 자신의 이론을 계속 연구했다. 다윈이 혁명 집단 혹은 고위 성직자와 고위 권력층의 경멸에 겁을 먹은 채 벽 뒤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한 개인, 즉 데즈먼드와 무어의 평전에서 얘기하는 고뇌하는 진화론자였다는 것은 극적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118쪽>

역사적 자료에 의하면 멘델은 이종교배를 연구하려고 했지 일반적인 유전 현상 전체를 연구하려고 하지는 않았다. 1866년 출간된 그의 논문 「식물 잡종에 관한 실험」에서 그가 유전자를 탐구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거니와, 생물학 관련 서적에서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그를 유명하게 만든 분리의 법칙과 독립의 법칙도 언급된 적이 없다.<170쪽>

남들에 비해 잘 돌아다니지도 않았던 뉴턴이 어떻게 조수의 변화나 진자의 길이, 만유인력 탄생에 일조한 혜성의 위치 등과 같은 제각각의 연구를 할 수 있었을까? 그는 분명 무역 회사, 예수회 선교사, 천문학자, 그리고 문학계 인사들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뉴턴은 먼 곳으로 심부름꾼을 보내 필요한 정량적인 자료들을 수집하거나, 자연철학자나 천문학자, 선원, 조선소 직원, 상인으로부터 각지의 정보를 받았다. (중략) 이런 정보 릴레이는 정보와 정보 제공자 둘 다 신뢰성을 검증받아야 했기 때문에 단순한 공 주고받기가 아니었다. 즉 뉴턴의 자연철학은 영국의 상업혁명과 이의 일부분인 세계 무역망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259쪽>

『통념과 상식을 거스르는 과학사』
김무준 지음│글항아리 펴냄│328쪽│16,000원

* 지대폼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폼나는 문장이라는 뜻으로 책 내용 중 재미있거나 유익한 문장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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