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권력과 집착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책 속 명문장] 권력과 집착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12.1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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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너희 세계 말이야. 공기가 있는 아래쪽.”
“공기가 있는 위쪽이겠지.” 그가 내 말을 정정했다.
“관점의 차이일 뿐이야. 안 그래?”
“우리가 사는 곳을 너희는 그렇게 부르니? 심연이라고?”
“그래, 몰랐어?”
“몰랐어. 그저……” 그는 스쳐 지나가는 바닷속 풍경을 바라보았다. 짙푸른 바닷물, 차갑고 어두운 봉우리, 아스라이 어둠을 밝히는 우리 도시의 불빛, 별이 총총 박힌 우리의 하늘. “우린 여기를 심연이라고 불러.”<52~53쪽>

우리는 세 개의 산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의 운명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걸 현실로 만든 건 원반일까 아니면 우리의 끈질긴 집착일까? 세상이 암흑 속에서 종말을 맞이한다면 그건 예언 때문일까 아니면 맹목적인 믿음으로 그 예언을 현실로 만들어 버린 광신도들 때문일까? 아니, 그 둘 사이에 차이점이 있기나 한 걸까? 언제나 마음속에 꼭꼭 숨겨 두었던 두려움이 내 안에서 고개를 들었다.<61쪽>

“꼭 그 사람처럼 말하는구나.” 마침내 드미트리우스가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인간들이 토비 윅을 닮고 싶어 할 때 꼭 지금의 너처럼 말하거든. 토비 윅이라는 이름을 이용해서 끔찍한 일들을 저지르고 싶을 때 말이야. 토비 윅이랑 싸우면 너도 똑같은 존재가 되는 거야.”
“악마랑 싸우려면 악마가 되어야 하는 건지도 모르지.” 내가 대답했다.
“하지만 밧세바, 그 싸움의 끝에는 결국 악마만 남는 거 아니야? 드미트리우스가 말했다.<99쪽>

“난 다만 네가 안타까울 뿐이야.”
“우리가 죽을 거라 생각하는구나.”
“생각이 아니야.”
“토비 윅의 함대가 우리보다 수적으로 훨씬 우세해?”
“악마는 언제나 수적으로 우세해. 설사 혼자일지라도.” 드미트리우스가 대답했다.<133쪽>

『바다는 우리의 하늘이었다』
패트릭 네스 지음│로비나 카이 그림│김지연 옮김│지학사아르볼 펴냄│176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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