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사서는 세상 편한 직업?… 5년을 못 버티는 이유
도서관 사서는 세상 편한 직업?… 5년을 못 버티는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11.05 16: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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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도서관 사서의 삶. 책을 곁에 두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기대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안타깝게도 그 ‘기대’가 충족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공공도서관의 사서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대학에서 문헌정보학·도서관학을 전공하거나 준사서자격증을 취득하면 된다. 준사서자격증은 사서교육원에서 발급하는데, 계명대학교, 부산여자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이 유명하며, 1년 코스에 학기당 등록금은 250만원가량이다.

자격을 갖췄으면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 등 각종 도서관에 사서로 취업이 (이론상으로 ) 가능하다. 특히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의 경우 취업하기만 하면 공무원 신분을 보장받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울도서관의 연구용역 과제 「서울시 공공도서관 위탁 및 고용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는 1,640명. 그중 공무원 신분인 사서는 468명으로 1,172명은 비공무원 신분이다. 서울시 등이 직접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스물한 곳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이 외 대다수 도서관이 학교법인이나 민간재단, 종교법인 등에 위탁(공공위탁 94곳, 민간위탁 52곳 )돼 운영되고 있다.

물론 공무원 신분이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얻는 보람이 안정된 신분이 선사하는 만족감을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서들의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42.6점으로 열명 중 네명이 1년 내 이·퇴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보다도 낮은 수치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생각한 일과 해야 하는 일간의 ‘간극’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서 업무라고 하면 책을 추천하거나, 대출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사실 사서 업무는 도서관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경우가 많다. 책을 비치하고 수납하고 관리하고, 홍보하는 모든 일에 관여하고 육체노동과 각종 잡무에 시달리면서 여유로운 독서는 ‘언감생심’이라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부터 5년간 서울의 한 구립도서관에서 사서로 일했던 강민선씨는 책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도서관 사서 실무』에서 “각종 프로그램, 도서관 안내문,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공지사항의 모든 포스터를 사서들이 만들었다. 사서들은 디자이너이기도 했고, 디자인한 포스터를 실제 크기로 인쇄하는 인쇄소 직원이기도 했다. 외주를 주면 시간도 절약하고 품질도 좋겠지만, 언제나 부족한 예산을 아끼기 위해 사서들은 일러스트레이터나 포토샵을 독학으로 익혀야 했다”며 “출근하면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장갑을 꼈다. 석면 가구를 뒤집어쓴 채 책을 날랐고, 무거운 의자를 들고 옥상까지 걸어 올라갔다. 여기저기에서 파스 냄새가 진동했고 몸살로 몸져눕는 직원들이 속출했다”고 적었다. 또 “(사람을 도서관으로 이끌기 위해) 복권을 만들고 선물을 모았다. 선물은 (사서 ) 각자가 집에서 가져왔다. 나는 알라딘에서 받은 굿즈들을 쓸어 모았고, 다른 선생님은 구남친한테 받았던 인형 선물들을 가져왔다. 복권은 손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사서들이 지역 축제나 각종 행사 등에 동원되는 일이 늘면서 높아진 업무 피로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럼 이런 수고를 하고 어떤 대우를 받을까? 지난 6월 기준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들의 평균 월급은 229만원으로, 대졸 학력을 지닌 1년 차 사서의 월급은 182만원, 3년 미만의 경우 192만원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임금총액이 200만원을 넘으려면 적어도 3년 차는 넘어야 하는데, 대다수 인원이 4~5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서 열명 중 한명은 일주일에 열다섯 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초단기노동자로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책에는 온갖 지식이 담겼고, 그런 책이 보관된 도서관은 지식의 보고라는데, 책을 만들거나, 팔거나, 관리하는 이들의 형편은 왜 늘 곤궁할까?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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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인 2019-11-07 17:21:25
큰도서관 정규직원사서는 많이 편해졌습니다. 기계도 보급되고 무급 아주머니나 학생자원봉사자나 야간, 주말 임시직이 힘든것이지요. 학교도서관도 이용자가 별로없고 특이한 경우빼고는 일 별로 만들지않습니다. 대회나 행사선물은 예산있어서 지출품의 올립니다. 공공도서관에서 앉아있는 사서를 보고 힘들겠다생각하는 이용자가 있을까요. 강좌도 반복되고 새로운 행사를 창의적으로 만드는 부서는 바쁘겠지만요. 작은도서관도 무거운책을 나를때 보조되는 기계가 보급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