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은 '말'을 주제로 삼는다. 보통 친교를 목적으로 정보를 나누기 위해 대화를 주고받지만, 소설 속 인물들은 대화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서로를 더 이해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습득하지 않는다. 병에 걸린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온천에서 나눈 대화 속에서 확인하는 것은 공교롭게도 '우정'이 아니다, 골프를 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공을 치기보다 서로 자기 말을 던지기에 바쁘다. 또 장례식장을 찾은 이씨와 우씨는 고인과 친구 조씨가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도 모른 채 "네가 고생이 많구나"라는 의례적인 위로를 전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할만한 책이다.
■ 말 좀 끊지 말아줄래?
최정나 지음 | 문학동네 펴냄│276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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