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딸=합격’... KT의 특별한 인재등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성태 딸=합격’... KT의 특별한 인재등용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0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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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내 딸은 2011년 비정규직 생활을 시작해 2013년 공개경쟁시험에 응시해 정정당당하게 채용됐다. 이 땅의 많은 젊은이처럼 비정규직 기간 고달픔과 어려움을 겪었다. 못난 아비로서 2년의 어려움과 고달픔을 지켜봤다.”

지난해 말 불거진 딸아이의 KT 특혜입사 의혹과 관련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해명이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말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김 의원은 딸아이의 KT 합격 통보 메일과 신입사원 교육 때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서류전형 합격 후 필기시험과 인·적성검사, 실무·임원 면접을 정상적으로 거쳤다”며 “야당 정치인의 딸이라 중상모략의 대상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의혹제기는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킨 자신에 대한 정치공작”이라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딸아이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많은 사람이 “아무리 정치인이라지만 국민을 앞에 두고 눈물을 보이며 거짓말하지는 않겠지”라며 김 의원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난 3일 국민의 신뢰와 어긋나는 정황이 드러났다. KT 채용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2011년 딸아이의 계약직 입사 지원서를 김 의원이 당시 KT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당시 온라인으로만 서류접수가 가능했던 상황에서 방문 접수를 그것도 실무자가 아닌 사장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취업 특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의원 부녀는 정규직 전환에도 불법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2013년 1월 KT 정규직에 최종 합격(2011년 비정규직으로 입사)했지만 서류합격자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인사 업무를 총괄하던 김모 전 전무에게 “김 의원 딸을 하반기 공채에 정규직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 의원 딸은 서류 전형과 적성 검사를 면제받고, 불합격한 온라인 인성검사 역시 합격으로 처리됐다. 서 전 사장은 김 의원 딸을 포함해 유력 인사 자녀 6명의 부정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돼 수사를 받는 중이다.

현재 김 의원의 딸은 현재 KT를 퇴사한 상태로 2013년 1월 KT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 2013년 4월 KT에서 분사한 (주)KT스포츠에 특채 입사했다가 2018년 2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공교롭게도 퇴사한 시점은 강원랜드 등 공기업 채용비리 문제가 부각된 시기였기에 “채용비리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은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노조원 자녀의 고용세습 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매섭게 질타한 바 있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 비판에 직면했다.

20여년간 하버드 대학 총장을 역임한 데릭 보크는 책 『행복국가를 정치하라』에서 “기회 평등은 경제를 비롯한 모든 조직의 실적을 향상 시킨다”며 “사회에서 일자리는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채워져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선우현 윤리교육과 교수 역시 책 『평등』에서 “자유주의 체제가 성립되면서 모든 사회 구성원은 태생적으로 지닌 ‘보편적 인권’에 비춰 평등한 존재로서 대우받아야 한다는 ‘만인 평등사상’이 확산됐으며, 모든 인간은 평등한 존재라는 선언적 취지에 맞춰 누구나 출신 성분과 지위, 집안 배경과 무관하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부여받게 됨으로써, 평등의 이념은 기회의 평등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단지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 실제로는 여전히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존엄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다.

KT는 김 의원 딸이 지닌 능력을 좋게 봤을까? 아니면 당시 야당 원내대표였던 김 의원의 능력을 높게 평가했을까? 국회의원 딸 채용비리 의혹 앞에서 ‘인간은 평등한 존재’라는 말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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