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돼지는 ‘희망’을 먹는다
[칼럼] 돼지는 ‘희망’을 먹는다
  • 독서신문
  • 승인 2019.01.07 09: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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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발행인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동그란 햇살이 가만히 내 창문을 두드린다. 당신의 아침이 밝았는데 아직 바람이 차갑다고 웅크리고 있을 건가 속삭인다. 이 햇살이 엊그제 그 햇살인가. 빌딩 유리창이 먹고 반쯤 토해낸 그 햇살, 찬바람에 몰려 도심을 이리저리 백지장처럼 떠돌던 지난 연말의 그 창백한 햇살이란 말인가.

해가 바뀌면서 불과 며칠 새 불안과 좌절의 회색 그림자를 우리에게 드리웠던 그 햇살은 마음의 변화에 따라 희망의 무지개가 돼 다가오기도 한다. ‘새해’는 이처럼 꿈과 희망에 부풀게 하고 새로운 각오를 만들어준다. 새해에 꿈꾸는 ‘동그란 햇살’은 모든 이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으면 바랄 나위 없겠다.  

희망과 절망은 한 몸이라 했다. 동전의 앞뒤라고도 했다. 희망을 얘기하면서 절망과 좌절에 눈감는다면 위선이다. 절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실망(또는 실망스러운 일들)은 도처에 있음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지도부와 오찬에서 “성과가 있어도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언론이 부정적인 것만 골라 보도하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언론이 경제정책의 긍정적 성과를 고의로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같기도 하다. ‘경제실패 프레임’은 실망스러운 표현이다. ‘참사’라고 불리는 고용재난 상황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정부 주장은 설득력 없고 자영업 폐업 사태에 내수가 괜찮다는 판단도  안일하다. 현장을 모른다는 분노 섞인 실망감이 배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 신년사를 보면 엊그제와는 딴판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의 90%를 경제문제에 할애했다. ‘경제’ 단어가 25회 등장해 작년 3회에 비해 크게 늘고, 새로운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라고 말해 정책의 유연함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득주도성장 단어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아 정책 기류의 변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서 희망을 본다면 성급한 것일까. 불과 며칠 새(지난해 12월 31일과 새해 1월 2일) 불통의 문이 닫히고 소통의 문이 열리는 환상을 보는 것 같다.

‘미꾸라지’에 ‘망둥이’까지 세간에 최대 이슈다. 민간인 사찰 등 사실 여부를 둘러싸고 검찰 6급 특감반원과 살아있는 권력 청와대가 정면 대치하고 있다. ‘물 흐리는 미꾸라지’가 제 살길 찾으려고 왜곡 조작했겠나, 여권 실력자 실명을 들이대며 없는 사실 만들어 감옥행을 자초하겠나 등 ‘미꾸라지’를 믿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는 기재부를 통째로 흔들며 청와대로 화살이 향하고 있다. 이  행시출신 엘리트 ‘망둥이’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지난해 청와대 비서관 이름을 거론하며 적자국채 발행 외압 실체를 공개했다.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면 현 정부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줄 수 있기에 파장을 예단할 수 없다.

뭉개고 감추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랐다는 원론만 강조한다면 국민의 ‘내로남불’ 실망 수치는 높아질 것이요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반대로 ‘희망 수치’가 높아질 것이다. 문 대통령 평가가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데드 크로스를 기록한 가운데 집권 3년 차의 올해 기해년 벽두부터 청와대는 희망과 실망의 기로에 놓여있다. 실망 수치가 희망 수치보다 높은 데드 크로스를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불통이 소통보다 커지는 데드 크로스를 원하는 국민도 없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당시 대선 후보를 평한 한 책에서 저자는 문재인 후보는 여론(인기도)에 매우 민감하다고 했다. 지지율이 하락하는 와중의 집권 3년 차,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사라질까 ‘희망’을 걸어본다. 지난 2년 못다 이룬 ‘희망’, 새해 한꺼번에 성취되기를 바란다. 새해는 욕심쟁이 먹보 돼지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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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2019-01-08 12:30:46
실제적으로 중소기업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문정부의 규제개혁, 혁신성장이라고 외치고는 있으나 실제적으로 규제 완화 또는 규제, 제도 개선이 이루어 졌는냐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니 정부부처는 성장, 기업보다는 분배 형평성 위주로 재정을 편성하여 상대적으로 기업들은 힘들어하게 되죠
문케어를 외치니 한정된 재정으로 의료계와 제약계를 억누르면서 보장성강화에 집중하죠
수가, 약가 보장성강화에 따른 조정을 좋으나 성장의 길은 열어두어야 되는 것인데...
약가제도조차도 제네릭인하하면 신약, 개량신약은 우대한다...방향성 조차제시 못하고 불합리한 규제, 규정에 수출할려는 기업이 낮은 약가에 판매불가...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이윤 즉 이윤이 생기는 방향을 제시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