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에서는 독자의 궁금한 점을 책으로 답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질문은 어떠한 내용이라도 좋습니다. 기자의 메일로 자유롭게 질문을 보내주시면, 도움이 될 만한 책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Q: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대기업 다니는 친구는 높은 연봉을 받아요. 중소기업 다니는 저와 큰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만의 문제일까요?
A: 우리나라의 임금 격차 문제는 하청업체에 가하는 원청업체의 갑질과 파편화된 노동운동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책『나의직업 우리의 미래』에는 그 이유가 자세히 소개됐습니다.
책 내용에 따르면 1990년대 이전, 우리나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고용 비율은 40:60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30-40년간 중소기업의 고용이 꾸준히 늘면서 20:80까지 벌어졌습니다. 임금 차이는 어떨까요? 대기업의 평균 임금을 100이라 할때 중소기업의 임금은 1980년대까지 90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60남짓한 수준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가하는 '갑질'입니다. '기술 탈취'라는 악질적인 '갑질'도 있고 '단가 후려치기'라는 '갑질'도 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사의 경우 재료 구입비가 총 매출의 70%인 반면 현대자동차의 재료 구입비는 총 매출의 60%입니다. 하청 업체로 지불되는 돈이 그만큼 적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단가 후려치기의 이득은 원청업체가 취하면서 배를 불렸지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하청업체에 갑질을 하면 '징벌적 손해 배상금제'를 엄격히 적용해 100배 보상을 강제하지만, 우리나라는 배상액 상한이 손실액의 3배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두 번째는 파편화된 노동운동입니다. 독일, 스웨덴, 프랑스 같은 유럽의 많은 나라는 노동자가 고용된 회사와 상관없이 산업별로 하는 이른바 '산별 교섭'을 합니다. 노동자가 연대해 기능이나 경력이 비슷하다면 소속 기업이 달라도 비슷한 임금을 받도록 임금교섭에 임합니다. 임금이 낮은 기업의 임금을 많이 인상하고, 높은 기업의 임금을 조금 인상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도 금속 노조 같은 '산별 노조'들은 존재하지만 '산별 교섭'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