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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해치려면 대중교통을 타라···건강 잃고 세금 잃는 출근길
출근문화 바꾸려는 쇠고집 서울시... ‘제정신인가’ 논란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난 16일 서울 미세먼지 최고치는 m³당 182㎍였다. 나쁨 기준치인 80㎍의 두 배가 넘는다. 경기도는 264㎍, 충북은 468㎍까지 올랐다.

문제는 중국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금처럼 고농도 미세먼지가 몰려올 때는 중국 발 미세먼지 비중이 80%가 넘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중·일이 공동으로 연구 중인 초미세먼지 연구 중 우리 측 연구 결과 우리나라를 뒤덮는 초미세먼지의 40% 이상이 중국 발이다.

서울시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농도라도 낮춰보겠다고 막아보겠다고 출퇴근 시간 버스·지하철을 무료 운행하는 중이다. 초미세 먼지(PM2.5) 평균 농도가 이틀 연속 ‘나쁨’ 수준으로 예상되자 자율적인 차량 2부제를 유도해 자동차 통행량을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미세먼지 농도 때문에 서울시가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용대비 효과가 미미하고 시민들의 건강이 더 나빠지는 등 이러한 정책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한다.

 

대중교통으로 출근 거의 안 바뀌어... 세수 확보만 안 돼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의 일환으로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평이 많다. 하루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운행에 들어가는 예산은 50억 원이다. 올해 서울시가 확보한 예산인 약 250억 원으로는 올해는커녕 1월도 버티기 힘들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러한 부담스러운 예산 투자에 비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실시한 지난 15일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서울시내 차량 통행량은 지난주 월요일(8일)과 비교해 1.8%(2099대) 감소했고 지난 18일은 11일보다 2.36% 감소했다.

대중교통 이용률이 늘어나고 있다지만 기대치(20%)를 한참 밑돈다. 서울시에 따르면 18일 출근시간대 지하철 승객은 지난주 목요일보다 4.8% 늘었고 시내버스 승객은 5.9% 증가했다. 지난 17일 같은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 승객 증가율(각각, 4.4%, 3.2%)과 15일 증가율(지하철 2.1%, 버스 0.05%)보다 높아졌다.

지난 18일 양재역 부근 출근길 풍경

실제로 지하철과 도보로 출근하는 기자가 본 출근길 풍경은 하늘만 뿌열 뿐 차량 수나 지하철 승객 수는 평일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자가용으로 출근한 운전자들은 평소보다 더 막힌다고 불편을 토로했고, 지하철 이용객들은 승객수가 오히려 줄었거나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시민들의 참여 의지도 낮았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실시하면서 “서울시내 공공기관 360개소 주차장을 전면 폐쇄하고 임직원 52만 7000명에 대해 차량 2부제를 실시한다”고 했으나 공공기관에는 짝수 홀수 차 모두 평소처럼 드나들었다.

 

미세먼지 줄이려다 시민들 미세먼지 더 마셔

김성천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버스를 탈 경우 시민들이 미세먼지로 오염된 대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늘어난다. 그리고 지하철을 이용할 경우 미세먼지에 더해 아직 제거되지 않은 역사 내 석면에 시민들이 더욱 노출될 위험도 있다”며 대중교통 장려가 과연 시민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정책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황인창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면 오히려 시민들이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응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야외활동이나 외출을 자제하라고 TV에서 방송하는 상황에서 승용차 이용자들이 미세먼지에 더욱 노출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은 건강문제로 대중교통을 권장하는 미세먼지저감조치를 마땅치 않아했다. 용인에서 양재동으로 출근하는 권모씨(45)는 “돈 얼마 안 내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미세먼지를 더 마셔 건강을 잃긴 싫다”고 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면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대중교통을 기다리거나 환승할 때 미세먼지에 노출될 위험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차량 2부제는 이미 해외에서 실패한 정책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하고 차량 2부제를 강제 실시한 결과 미세먼지는 6% 감소에 불과했다.

2016년 말에는 무료 운행 조치가 6일간 이어지면서 약 299억 원의 손실이 났다. 결국 파리는 지난해 1월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폐지했다.

 

논란에도 불구 계속 시행, 쇠고집...

이러한 단점이 있고 추가 예산 확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계속 실시할 예정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17일 인터뷰에서 "미세먼지가 이리 심각하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서울시 비상저감조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그것을 시비 거는 것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중앙정부나 경기도·인천시, 시민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강제 2부제 도입이나 자율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예상 횟수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재난관리기금 3769억 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환경 재난이기 때문에 이 기금의 사용 목적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이를 두고 김성천 군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국민들에게 대기오염 저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시사적인 사안이긴 하지만, 대중교통을 하루 동안 무료로 운행한다고 미세 먼지가 줄어든다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발상이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예산을 미세 먼지 처리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은 산업 시설 배출 규제와 중국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제시 등 중·장기적인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말이 많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포퓰리즘 미봉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하루 공짜 운행에 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열흘이면 500억 원, 한 달이면 1천500억 원으로 혈세 낭비"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할 박영선, 민병두, 전현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원순 시장의 미세먼지 대책을 미봉책이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도 또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고 서울시는 또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실시한다”며 “올 들어 세 번째. 오늘까지 150억여 원의 예산이 하늘로 증발했다. 앞으로 몇 차례나 더 반복될지 매우 걱정 된다”고 말했다.

오는 봄, 미세먼지는 황사 유입, 대기 정체 등의 영향으로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김승일 기자  present33@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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