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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읽는 시] 전주 이씨, 전주에 오다

전주 이씨, 전주에 오다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곤룡포 휘감은 조선 왕을 이씨라고 불러도
육조 백관 경복궁이나 상놈 저자거리는 숨을 죽였고

귀밑 머리 뽀얀 어린 처녀들 보내라 해도
솟을대문은 몸만 떨고 배흘림기둥은 땀만 흘렸다

명나라에 고개 숙일 때도
붉은 단청 육각정은 강물 위에 말없이 흘렀고

청나라에 말 한마디 못 할 때도
푸른 이끼는 암기와 숫기와 틈에서 무성했다

서울에서 온 전주 이씨가
전주 비빔밥을 먹으면서
길 건너 팔작지붕을 보며
중국 관광객들이 없으니 조용하다고 느꼈다
 
/ 글=엄정권 기자, 사진=이태구 기자

* 이 시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4호(2017년 5월 22일자)에 실렸습니다.

엄정권 기자  ta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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