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감성 멜로에 판타지를 녹이다
[영화리뷰]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감성 멜로에 판타지를 녹이다
  • 이정윤 기자
  • 승인 2016.12.0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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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충무로 대표 여성 감독, 홍지영 감독이 3년 만에 신작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선보였다. 프랑스 대표 소설가 기욤 뮈소가 전 세계 최초로 판권을 계약하고 영화화하기로 해 화제를 모았는데, 5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로맨스와 판타지를 적절하게 버무린 감성을 담고 있어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보고 나면 여러 가지 작품이 떠오른다. 9번 향초를 피워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이진욱, 조윤희 주연의 드라마 ‘나인’, 과거의 형사와 현재의 형사가 힘을 합쳐 장기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주연의 드라마 ‘시그널’, 그리고 돔놀 글리슨,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의 타임 슬립 로맨스 영화 ‘어바웃타임’ 등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도입한 판타지 작품들을 연상케 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다르다. 향초를 피우는 대신 알약을 먹고, 무전기를 통해 미래의 상황을 알려주는 대신 직접 과거의 자신을 찾아가 현재의 자신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일러준다. 원작자 기욤 뮈소가 영화 시나리오에 만족을 표한 만큼, 말도 안 되는 판타지 설정에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홍 감독의 표현대로 단순 멜로 영화가 아니다. 판타지, 스릴러 등 리듬의 변주를 확인하는 묘미가 있다.

소설과 영화는 크게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다르다. 소설이 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면,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한다는 점을 고려해 부산을 배경으로 1985년과 2015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지만, 누구나 품고 있는 후회의 요소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만약 우리에게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 현재의 수현(김윤석 분)이 30년 전의 자신(변요한 분)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시간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하는 연인, 연아(채서진 분)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살아가는 의미가 없는 과거의 수현과, 그녀 없이 30년이라는 세월을 외로움 속에 지낸 현재의 수현이 만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간다.

배우 김윤석의 표현처럼 과거의 수현은 여리고, 상처가 많지만 폭발적인 에너지를 갖추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다. 반면, 현재의 수현은 힘겨운 시간을 버텨온 중년의 남자로 딸 수아(박혜수 분)만을 바라보며 근근이 살아간다. 30년이라는 세월이 한 인물을 바꿔 놓은 것이기에 현재의 수현이 보여주는 모습은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럼에도 세월이 그에게 준 단단함과 결단력이 과거의 수현이 결정적인 순간에 놓일 때마다 많은 도움을 준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인생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인생을 되돌리는 데에는 대가가 따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평생 친하게 지낼 것 같던 친구와 한순간에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더불어 과거로 돌아가 그 순간을 바꾸지 않아도 되도록 매 순간 충실해야 한다. 이 영화는 ‘시간여행 판타지’라는 스토리 설정을 통해 이러한 잔잔한 교훈을 전한다.

12월에는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판도라’, 뮤지컬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 라이브 코미디 영화 ‘커튼콜’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개봉한다. 홍 감독은 “다양한 소재의 영화가 상생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영화도 다른 영화처럼 하나의 색다른 선택지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그의 표현대로 한겨울 추위를 녹일 따뜻한 감성 멜로 영화가 필요하다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찾아도 좋다.

■ 영화 정보
감독 : 홍지영
출연 :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박혜수, 김상호, 안세하 등
개봉 : 2016.12.14
상영정보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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