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뉴스/독서신문 이정윤 기자]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의 로얄프라자 사거리. 카페도 많고, 음식점도 많다. 상권이 복잡해 신규 지점 홍보도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도 커피랑도서관 수지점은 월 회원 50여명을 꾸준히 유지하며,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그 비결은 뭘까. 김동엽 수지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대표는 퇴근 시간을 미루면서까지 수지점을 운영하면서 있었던 일들, 보람찬 부분을 들려주며 인터뷰 내내 열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단순히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사장이 아니다. 커피랑도서관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인생을 상담해주는 카운슬러다. 4년째 의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회원이 돈을 벌기 위해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김 대표는 친분이 있는 제약회사에 이 학생을 인턴으로 추천했다. 지금은 인턴 생활을 하며 남는 시간에는 공부를 해 의사 꿈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한 번은 2개월간 월 회원권을 끊어 열심히 공부하던 친구가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아 궁금하던 찰나, 길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그는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월 회원 등록이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그냥 다녀”라며 커피랑도서관으로 데려왔다. 그 학생은 감사한 마음에 더욱 열심히 공부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커피랑도서관을 추천하는 ‘자체 홍보대사’가 됐다.
이처럼 김 대표는 확신이 없던 커피랑도서관 사업에 이제는 굳건한 믿음을 갖고, 부인과 도란도란 수지점을 꾸려가고 있다. 도곡 1호점, 민락점, 동탄점 등 자신을 찾아와 ‘커피랑도서관 사업, 어떤가요’라고 묻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해준다. 고객 대 사장으로 다가가지 않고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서면 이용자들의 생각도 쉽게 알 수 있고 그를 매장 운영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 됐다.
모 업체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이제야 커피랑도서관 사업의 가능성이 많이 보여서 여기를 잘 꾸려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단다. 그 열정이 반영된 결과, 현재 수지점에서는 어느 지점보다 다양한 스터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주말에는 가족이 찾아와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본 뒤 그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갖고, 주중 낮에는 주부들이 찾아와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취업 준비 스터디는 물론이고, 원어민 1대 1 과외, 영업사원 교육 등이 이뤄진다.
그는 커피랑도서관이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말한다.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하면 집중력이 배가 된다 하잖아요. 커피랑도서관에는 항상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어요. 공부 효율 극대화를 위해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죠. 새로운 공부 공간이 필요하다면, 커피랑도서관으로 오세요. 카페형 책상에서 공부하다가 지겨워지면 고시형 룸으로 옮겨도 되고 잠시 가볍게 책을 읽으며 머리도 식힐 수 있어요.”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고 싶다는 김동엽 대표. 그는 지금도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커피랑도서관 수지점을 최상의 공부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더 오랜 시간 공부하고 싶은데 아쉽다는 이들이 많아 11월부터는 시간을 늘려 자정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고객과의 소통을 지속할 것이라는 그는 기자가 인터뷰를 마치고 문을 나설 때까지도 이용자들과 눈인사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