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영어회화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면 방송인 로버트 할리 씨가 모델로 활동했던 세스(CES)영어를 기억할 것이다. 아날로그 시절 영어회화테이프 교재를 평정했던 세스영어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컨셉과 반복 학습으로 쉬운 영어에 목말라 하던 영어회화 왕초보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 그 테이프를 개발했던 주인공이 바로 현재 (주)와이즈교육(www.wiseweekly.co.kr)의 황규동 대표(50)이다.
그렇게 영어회화 교재를 천하통일했던 그가 지난해 개발해 이 회사의 전국 홈스쿨 조직을 통해 보급을 시작한 신문 형태의 통합교과형 어린이 논술 교재 '와이즈위클리'가 해를 넘기며 회원수 3만명을 넘기는 기염을 토하면서 세스영어테이프의 신화 재현을 예고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 사옥에 직원용 문고를 설치할 만큼 독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황규동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 '와이즈위클리'는 어떤 교재인가?
"신문 형식의 통합교과형 주간 논술 학습지 시리즈다. 베이직부터 1~4단계, 그리고 중간에 하게 돼있는 '한국사 논술'까지 모두 6단계로 구성됐다. 보통 세 명이 1조로, 주 1회 독서논술 지도 전문 선생님이 홈스쿨 형태로 방문해 지도를 한다. 저학년은 독서논술 활동이 중심이고, 고학년은 통합교과논술 활동이 중심이다."
- '통합교과논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요즘의 초등학교 시험은 국어, 사회, 과학, 도덕 같은 과목들을 한꺼번에 통합한 문제가 출제되는 추세다. 이런 융합형 트랜드에 맞춰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다방면의 주제를 잡아서 쓴 커버스토리를 중심으로 토론과 논술학습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논술은 단순히 국어공부가 아니라 통합학습이라는 것이다."
- '와이즈위클리'의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인가?
"기존의 논술이 '문학 글쓰기'를 추구했다면, 와이즈위클리는 '공부 글쓰기'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문학 글쓰기와 공부, 즉 학문적 글쓰기의 비중이 3:7 정도다. 이번 주 주제가 '공정무역'에 관한 것이라고 했을 때 지금까지의 독서논술이나 일반논술은 공정무역에 관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와이즈위클리'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공정무역의 정확한 의미와 배경을 이해하게 한 후 '공정무역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논제를 잡아 선생님이 학생들의 토론과 논술을 유도한다. 그리고 2주차는 심화학습이다. 다른 사람의 글을 평가해보고, 원고지 쓰는 법에 맞춰 논술문 한 편을 완성하게 하는 것이다."
- 초등학교 때부터 굳이 논술을 할 필요가 있는가.
"최근 초등학교 교과과정이 다 바뀌었다. 바뀐 내용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서술형·논술형 교과서'이다. 문제가 다 스토리로 되어 있어 문제를 이해해야 풀 수가 있게 됐다. 초등학교 시험이 대학교 시험 스타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초등학교 논술교육은 짧게는 중·고등학교에 가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기본이 되고, 길게는 대학입시와 취업이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까지도 연결이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논술은 국어학습이 아니다. 논술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공부다. 초등학교 때의 일주일 한 시간 논술 활동이 아이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 논술과 창의가 그렇게 밀접한가?
"산업화 시대를 지나 콘텐츠를 중시하는 지식 사회가 되면서 기업이든 대학이든 어디서나 '창의적 인재'를 강조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무형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척도가 글쓰기와 논술 말고는 뚜렷이 없다는 것이다. '아느냐, 모르느냐'로 지식을 평가하던 것에서 이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느냐'로 능력을 평가하는 시대가 됐다."
- 홈스쿨을 하면서 학원용 교재를 발행하게 된 이유는?
"언제부터인가 학원으로부터 교재로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지만 홈스쿨에 영향을 줄까봐 주저했다. 그러다 지난해 연말부터 학원에 공급하고 있는데 반응이 매우 뜨겁다. 아예 학원 간판을 '와이즈위클리 논술학원'으로 달고 싶다고 요청해 오는 곳도 적지 않다. 여러 면에서 서로 윈윈하는 것 같아 정해진 디자인만 준수하면 아무 조건 없이 허락하고 있다."
- '와이즈위클리' 6단계 중에 '한국사 논술'이 독립된 단계로 개발된 이유는 무엇인가?
"기존의 5단계 논술교재와 별도로 한국사 논술을 출시했는데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논술을 하는데 있어서 역사는 가장 중요한 소재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대학입시나 기업체 입사시험에서도 한국사 논술이 출제된다. 다른 하나는 한국사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이 역사왜곡에 나서는 반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역사인식이 과거에 비해 부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따라서 각종 시험에 한국사가 포함되고, 2017년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었다."
- '한국사 논술'의 특징을 든다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현재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에서 나아가 그 역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평가해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기존 교재들은 역사적 지식을 가르치는데 90퍼센트 이상을 할애해 자기 생각을 해보고 표현하게 하는 데 인색하다.
'와이즈위클리'의 '토론하며 배우는 한국사 논술'은 역사지식 뿐만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자기의 의견을 내고, 서로 토론하며, 스스로 정리하고 평가하도록 한다. 또 이렇게 정리된 생각을 글로 표현하며 논술 훈련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사 논술'은 역사지식을 학습하는데 50퍼센트,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의견을 발표하며 논술문을 작성하는데 50퍼센트를 할애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개발한 '토론하며 배우는 한국사 논술'을 하면 매주 한 편의 역사 논술문을 작성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역사지식은 물론 올바른 역사관 형성과 글쓰기를 포함한 논술실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작지 않은데 '와이즈위클리'는 어떤가?
"'와이즈위클리'의 강점 중 하나가 가격경쟁력이다. 신문 형태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독서논술은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책값은 수강료와 함께 고스란히 부모의 부담이 된다. 한꺼번에 20만원에서 30만원의 책을 사라는 곳도 있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그럭저럭 책을 읽지만 나중에는 꾀가 나 목차만 보는 일도 많다고 한다. '와이즈위클리'는 신문 형태라 책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 교재비를 모두 포함해 월 5~6만원 정도의 저렴한 수업료로 논술학습이 가능하다."
- 논술교재라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와이즈위클리'는 어떤가?
"아이들이 신문 형태를 신기해하고, 매우 좋아한다. 토론과 논술을 펼치는 커버스토리는 물론 아이들의 자기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위해 신문처럼 다양하게 구성하는 모든 콘텐츠들이 철저하게 아이들의 재미와 눈높이에 맞추어 개발된다. 또 세 명이나 네 명이 1조를 이루는 교육방식은 가격부담을 낮추는 효과 뿐만 아니라 아이들끼리의 자연스러운 토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이 토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논술뿐만 아니라 구술, 발표력까지 기르는 것이다."
- 마케팅을 위한 특별한 전략은 있는가?
"홈스쿨의 장점이 엄마들의 입소문이 빠르다는 것이다. 출시 때부터 주로 입소문을 타고 회원이 늘었기 때문에 아직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는 않다. 굳이 마케팅이라 한다면 최근 서울 구로구의 꿈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교재를 우리가 무상으로 지원하면서 방과후학습 방식으로 저학년 스무 명, 한 반을 만들어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도서관의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어린 학생들의 집중도와 참여도가 높고, 학부모들의 문의도 계속 들어온다고 한다. 입소문 확대와 공교육 분야로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시작해 본건데 기대 이상의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 직원용 문고가 보이는데 흔하지 않은 일이다. 문고를 만들어 놓은 이유가 궁금하다.
"신문 형태의 교재를 위해 다방면의 원고를 개발하다보니 참고서 격의 책이 늘어났다. 아이들의 교과 논술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교재 개발진과 직원들이 '와이즈위클리'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예의일 뿐만 아니라 교재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거기다 우리부터 책 읽고 토론하는 문화의 확산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에 설치하게 됐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