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보다 행복이 먼저
학벌보다 행복이 먼저
  • 독서신문
  • 승인 2014.07.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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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산책'
▲ 황새미 특파원

[독서신문] 자신이 누군지 생각할 여유도 없이 오직 공부에 매달려 대학만 나오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이라 여기며 청소년기를 보내는 한국 학생들을 바라보는 영국 사람들 시선은 '불쌍하다'와 '대단하다' 두 가지로 나뉜다. '대단함'보다 '불쌍하다'에 무게를 두고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영국사람들의 아시아인들에 대한 이해는 수학과 과학을 뛰어나게 잘 하리라 여긴다. 아시아에서 유학온 사람들은 공부벌레로 우수한 성적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생각도 잠시뿐, 대학진학을 앞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측은한 시선으로 바뀐다. 이유는 학벌이 중요한 한국문화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해봤기 때문이다.

의외로 좋은 대학을 졸업했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이 많음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학과를 나와도 전공분야로 나가는 사람이 30% 정도라는 통계가 우울한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무조건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선택하여 청소년기를 공부로만 내몬다는 것이 얼마나 큰 도박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행복함이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환경, 하는 일 등에 만족했을 때 주어지는 것이다. 이럴 때 다가오는 성취감이란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된다. 성취감 없는 성공은 사상누각인 성공으로, 그 성공은 쉽게 무너지고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영국에서는 학벌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가 중요하다. 스스로 선택하여 얻은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한국처럼 학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라는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여기 '있다'의 행복인가, 아님 '이다'인 타자의 시선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저기 '있음'은 어느 대학을 나왔으며, 얼마나 좋은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때문에 원하지 않은 길에 들어섬을 알고 중간에 그만둔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만류하고 비난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얻는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 영국 사람들이 볼 때엔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학벌이 최고 가치인 사회는 위험한 사회이다. 학벌만능으로 가다간 다양한 사회 다원성이 공존하는 사회에 적응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이런 것들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안되지만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진 모습으로 성공하긴 힘들다.

자신에 대한 행복을 버리면서까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수한 인재가 많은 한국.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뒤쳐지지 않는 우수한 브레인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들. 하지만 이젠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좋은 학과를 나오지 않았다 해서 무조건 넌 낙오되고 실패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모습을 바꾸고, 개개인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 런던(영국) = 황새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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