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 독서신문
  • 승인 2007.05.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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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신문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 날(24일)이 되자 조계종 법전 종정과 지관 총무원장이 법어를 발표했다. 법전 종정은 “대립 안에도 화해의 씨앗이 있고, 탐욕 속에도 자비의 그늘이 있는 것처럼 어리석은 사람 역시 성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본래 갖추고 있다”며 인간들의 가능성을 일깨웠고 지관 총무원장은 “우리가 이겨야 할 가장 큰 적은 탐욕과 분노, 사견이라는 삼독의 무리이며, 이들을 물리칠 칼과 방패는 지혜와 자비뿐”이라고 밝혔다.
  율곡은 “사람은 천지의 마음이니 사람의 마음이 바르면 천지의 마음도 바르고 사람의 氣가 순하면 천지의 氣도 순해진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天과 人이 하나임을 말하는 것이다. “특별히 사람의 마음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천지의 변화가 氣가 변함에 理가 타는 것(氣化理乘) 아님이 없다”고 하여, 인간은 만물 가운데 일물一物에 불과함을 강조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탐욕과 분노를 버리고 만물을 지배하는 대자연의 법칙을 지켜 지혜와 자비 있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 함을 생각해본다. 다른 물物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자연법칙은 연꽃을 피워냈다.
 
그날 밤, 홍수처럼 밀려오는 행렬에 묻혀/그대 얼굴 등불로 피어나고 있었네//우리 서로 밝혀주지 못했던 어둠의 부표/연등으로 밝혀 들고/그대 나와는 다른 먼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네//나도 그 행렬에?뛰어들어/우리 설운 가슴 붉게 붉게 태우며/먼 먼 길 그대 곁에 걷고 싶었네//아직도 홀로 타고 있는 내 마음 들킬라/들었던 깨금발을 내리고/라일락 희게 흩어진/담벼락에 오래도록 숨어 울었네//그날 밤, 홍수처럼 밀려가는 행렬에 묻혀/그대 뒷모습 샛별처럼 빛나고 있었네
「연등행렬 속에?누군가 가고 있었네」전문 -조연향-
  紺靑감청 玄玄현현한 우주에 눈물로 피어난 연꽃등 행렬이 “그날 밤, 홍수처럼 밀려”와 잠든 혼을 깨우고 있다. “그대 얼굴”은 부처님 얼굴이다. 대립, 탐욕, 어리석음, 분노, 邪見사견의 三毒삼독무리에 둘러싸여 “우리 서로 밝혀주지 못했던 어둠”이 “그대 나와는 다른 먼 곳으로 흘러가”게 하였지만“부표”로 연등 밝혀와 “우리 설운 가슴 붉게 붉게 태우”는 것은 “먼 먼 길 그대 곁에 걷고 싶”은 소망인 것이다. “아직도 홀로 타고 있는 내 마음 들킬”까봐 “담벼락에 오래도록 숨어 울”어야 하는 것은 아직 지은 업보를 씻지 못함이요 物慾물욕에 대한 욕심을 끊지 못해 흘리는 눈물이다. 이 우주에 눈물 아닌 것이 있는가. 두견새와 접동새가 울고, 진달래와 산유화가 울고, 별빛이 울고, 황소가 울고, 바람이 울고, 하늘이 땅이 우는 것을 아는 자가 詩人인 것이다. “그대 뒷모습 샛별처럼 빛”남을 볼 수 있는 것은 내 업보가 많음을 인정하는 것이요, 욕심이 아직 남아 있음에 대한 반성이다.
  불가의 큰 명절 부처님오신 날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 2551년 전 어머니 마야부인의 몸을 통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신 날이다.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어린이의 마음이 곧 부처님 마음이라고 한다. 부처님오신 날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 “연등행렬 속에?누군가 가고 있”는지 찾아보면서 물음을 던져보자 “그대는 어디에서 왔소? 어디로 가시오?”.“그대는 누구요?”라고  “그대는 어디로 가는가?”, “그대는 누구인가?”. 과연 이 목소리가 마음을 헤집고 속살 깊숙하게 들어와 몸서리치듯 전율하며 박히는가? 조연향 시인은 다시 묻고 있다. 하늘이 사람이고 사람이 하늘이라는데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가는가?”

 

읽고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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