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김성현
  • 승인 2008.09.12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 김성현 목사     © 독서신문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라는 책을 봤다. 작가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캄보디아의 곳곳을 다니며 만난 우리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펼쳐놓은 책이다. 여러 직업에서 각자의 삶을 살던 이들이 어느 날 각기 다른 이유로 캄보디아로 봉사의 삶을 떠난 후 현재의 위치에 있기까지의 여정을 긴 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정리하여 낸 것이다.

‘써바이 써바이’라는 말은 캄보디아어로 ‘행복하다’, ‘즐겁다’는 뜻인데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확연히 어려운 지경에 있는 캄보디아인들의 삶에 들어가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지키는 이들의 심정이 바로 ‘써바이 써바이’라는 말로 축약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평생직장에서 정년을 맞은 후 그곳으로 가서 자동차 정비를 가르치시는 어르신부터, 의사나 간호사의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열악한 곳에서의 의료봉사를 하는 이들이나, 돈버는 기계와 같은 생각이 들어서 어느 날 홀연히 떠나 그곳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이나, 학교 시설이 채 준비되지 않은 곳인데도 그곳에서 체육교사로의 역할에 충실한 이나, 세상에서 별로 이롭지 못하다는 직업을 전전하던 이가 어느 날 회심하고 그곳으로 달려가 매일 점심을 나누어주는 봉사를 하는 이도 있다.

이 책은 나눔을 실천하는 이들의 삶을 숭고한 삶으로 미화하여 그린 책은 아니다. 아주 특별하고 세련된 봉사를 하는 아주 특별한 존재가 아닌 자신의 역량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겁게 나누는 이들에 대한 기록이다. 그래 나눔은 특별한 게 아니다. 그곳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고 벌레에 물려가며, 음식도 잘 맞지 않는 상황에서도 애쓰며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은 행복하다는 말로 정리되는 듯 하다.

우리 시대의 이곳의 삶은 어떤가. 요즘 행복하다는 말을 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당연히 행복한 이들도 있고,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행복지수는 그리 높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보다 못산다고 평가받는 나라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아마도 물질이 전부가 아니기에, 그리고 자신이 가진 여건 속에서 만족하고 사는 것이 행복을 느끼는 지름길이 아닐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물질적 가치를 더 많이 소유하고 향유하고픈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생각한다면 훨씬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불행히도 우리 사회는 물신을 섬기는 풍조가 만연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열심히 사는 것은 장려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치게 열심을 내면 행복을 느낄 겨를이 없다. 각기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곳에서 행복을 누릴 수만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할까.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