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지하철역이 사무실로… ‘거점 오피스’ 뜬다
호텔, 지하철역이 사무실로… ‘거점 오피스’ 뜬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1.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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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거점 오피스 ‘딜라이트 서초'(서울 서초구)에서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동안 재택근무가 늘고, ‘메타버스 사무실’ 등도 등장하면서 마치 오프라인 사무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기라도 할 것 같은 분위기였지만,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재택근무의 장점뿐만 아니라 한계점까지 알게 되면서 그런 분위기도 다소 수그러들었다. 재택근무를 하면 사무실에서만큼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국내 기업 3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실시한 기업 중 45%가 재택근무 이후 생산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직원들 간 원활한 소통, 근태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비대면 문화가 우리 일상 곳곳에 뿌리를 내리면서 앞으로 오프라인 공간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도 100% 비대면을 지향하는 회사는 찾기 힘들다. 대신 사람들은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새로운 사무실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책 『인재를 만드는 공간의 비밀』(넥서스BIZ)에서는 모두가 언제나 한 공간에 모여서 일하는 전통적인 사무실 개념을 깨고, 재택근무와 사무실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거점 오피스’의 부상에 주목한다.

거점 오피스란 원격근무용 사무실로 주로 직원들의 주요 거주 지역 근방에 마련되며,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는 기업은 대부분 본사 근무와 거점 근무를 병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서울 서초구와 대구에 유연근무가 가능한 거점 오피스 2곳을 개소했다. 책에 따르면 KT, 현대자동차, 쿠팡 등 다수의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트렌드로 떠오른 ‘워케이션’(workcation, 휴가지에서 원격근무)을 즐길 수 있는 거점 오피스도 등장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하기 위한 색다른 원격근무지인 ‘리모트 워크 플레이스’를 도입했다. 첫 번째 리모트 워크 플레이스는 ‘서핑의 성지’ 강원도 양양의 브리드호텔. 직원들은 1주~1달 동안 호텔 한 층 전체를 업무 공간으로 활용해 바다를 보며 일하고, 옥상정원과 도서관형 카페, 요가‧명상‧트래킹 등의 힐링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향후 강원도 정선, 제주도 등에도 ‘리모트 워크 플레이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거점 오피스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여건상 공유 오피스를 임대하는 형태가 더 많다. 공유 오피스를 이용해 거점 오피스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국내 최대 공유 오피스 플랫폼인 패스트파이브의 매출은 2018년 약 210억원에서 2020년 약 607억원으로 세 배 가량 성장했다. 기존에 다른 성격으로 운영되던 공간이 공유 오피스로 변신하는 일도 생겼다. 서울 프린스호텔은 지난해 객실 일부를 공유 오피스로 개조했다. 서울의 지하철 역사 내에도 공유 오피스가 등장했다. 영등포구청‧공덕‧왕십리‧마들 총 4개 역에 조성된 ‘스플라운지’다.

책에서는 거점 오피스가 인재를 끌어 오기 위한 하나의 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거점 오피스에 대한 일선 직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50대 직장인 1,0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88.6%가 거점 근무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거점 근무를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로 ‘출퇴근 시간 감소 기대’(24.9%)를 꼽았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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