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사상태에 빠진 출판산업
빈사상태에 빠진 출판산업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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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독서가 개인의 지식과 교양을 넓혀주고 이렇게 습득된 지식은 국가경쟁력의 중요 요소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독서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서에 대한 열기는 차갑게 가라앉고 있다.

 올해 2·4분기 중 한 가정이 책을 비롯한 인쇄물을 구입하는 데 쓴 돈이 월평균 9000원대에 지나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가구당 월평균 도서 구입비가 1만 원선 아래로 떨어진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가구당 ‘책 및 인쇄물’ 구입비는 2003년 1·4분기 이후 월평균 1만1000원대를 오르내리다가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 계속 크게 줄어 9880원선까지 떨어졌다. 올 상반기 서적의 내수 출하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감소했다한다.  책이 팔리지 않는 현실에서 당연한 결과다.

 이러다 보니 출판산업 역시 극심한 불황을 겪지 않을 리 없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4일 내놓은 ‘2005년판 한국출판연감’이 이를 입증한다. 만화를 포함한 2004년의 출판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1000억원 가까이 줄었고, 2004년 신간 발행부수도 1억895만여 부로 전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외환위기의 1997년 이후 출판사 수는 계속 늘어났으나 지난해 2만2498개 출판사 가운데 책을 한 권 이상 내놓은 곳은 7.6%인 1715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 92.4%인 2만783개 출판사는 단 한 권의 책도 발간하지 않은 무실적 출판사였다는 사실은 출판산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러다 보니 최근 다국적 미디어조사기관인 ‘nop월드’가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주당 독서시간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독서시간은 3.1시간으로 평균시간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30개국 중에서 최하위를 차지하는 부끄러운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평균 독서시간은 6.5시간이며 인도인이 주 평균 10.7시간으로 1위를 기록한 점에서 출판인의 한사람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한국 출판산업이 빈사상태에 빠졌다는 한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태로 출판문화의 위축이 계속된다면 국가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제 출판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정부와 출판관련 단체 및 국민 모두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출판산업 진흥과 독서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 보다 양질의 책을 출판하고 보급하려는 출판인들의 자세, 그리고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고 책읽기 문화를 생활화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독서신문 1387호 [200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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