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차원이 아닌 ‘여분차원’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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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사 랜들, 한 대중 강연에서-
우리가 지금 사는 세상이 사실은 어딘가의 막처럼 생긴 물체에 매달린 물방울이나, 움푹 패인 수챗구멍 속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sf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1962년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1999년 라만 선드럼과 함께 발표한 두 편의 논문으로 물리학계에 스타로 급부상한 리사 랜들은 『숨겨진 우주』에서 그렇게 말한다.
이 책에 따르면 가로, 세로, 높이라는 3개의 공간 차원에 시간을 덧붙이면 4차원이 된다. 그러나 실상 다섯 번째 공간인 5차원이 있어 이 차원 공간의 모양이나 에너지, 혹은 구조 같은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4차원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우주를 이루고 있다고 여기는 기본적인 힘 네 가지,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 중다른 힘에 비해 중력이 극단적으로 약한 이유가, 사실은 우리가 현재 보고 듣고 느끼고 살아가는 4차원 세계의 힘이 아니라 5차원에서 오는 힘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세계 이론 물리학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여분 차원(extra dimensions)’의 물리학을 소개한다.
물리학계에 혁명을 일으켰던, e=mc²로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입자물리학과 초대칭성 이론, 초중력 이론, 끈이론과 초끈이론 등의 근본 원리를 들려주며 그 이론의 핵심 원리들이 어떻게 ‘여분 차원 이론’에서 한데 어우러져 기존의 이론 물리학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론의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인간은 생리학적으로 3차원보다 높은 공간을 지각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 않으며, 우리는 감각을 통해 여분 차원의 공간을 파악할 수 없다.
시각화되기 어려운 사물은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시각적으로 묘사하려는 시도 대신 저자는 1차원에서 2차원, 3차원으로 확장하며 우리에게 차원의 개념을 심어준다.
1부는 차원 여행을 위한 기본 개념을 소개하고 2부에서는 20세기 초반 물리학을 대표하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 3부에서는 입자 물리학, 4부는 끈 이론, 5부에서는 여분 차원에 대한 이론적인 모형을 보여 준다.
저자는 각 장 첫머리에 이론 물리학의 기존 이론들과 여분차원 물리학의 아이디어를 쉽기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짤막한 소설을 붙여 독자들의 개념 원리 이해를 촉진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샤워커튼, 싱크대의 수챗구멍, 빵 요리의 슬라이스 등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비유들을 동원해 난해한 수학적 개념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 숨겨진 우주
리사 랜들 지음 / 김연중, 이민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 744쪽 / 28,000원
<유병철 기자> dark@enewst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