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암살자
도덕적 암살자
  • 독서신문
  • 승인 2008.04.04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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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이름으로 동물을 억압할 수 있는가
▲ 데이비드 리스의 도덕적 암살자  © 독서신문
이야기는 따사로운, 아니 뜨겁기까지 한 햇빛이 쏟아지는 미국의 플로리다에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렘 앨틱은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책 외판원으로 나선다. 어느날 집주인을 구슬려가며 백과사전 세트의 판매계약을 끝마쳤을 무렵, 느닷없이 나타난 암살자 멜포드가 권총으로 집주인을 살해한다.
 
어안이 벙벙한 렘에게 멜포드는 친구처럼 굴며 사람을 죽이고도 도덕적인 일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로 인해 살인 사건과 얽히게 되고 렘은 위험에 처한다.
 
멜포드는 고통 받는 동물들이 처한 현실과 현장을 렘에게 보여주고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럴 권리는 없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서구에 비해 한국은 채식주의나 동물해방론 같은 것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그런 사람들에겐 어쩌면 충격적일지 모르겠다.
 
소설이 아닌, 현실에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 동물에게 윤리적 대우를 요구하는 사람들)라는 단체가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 나오는 멜포드와 같이 과격한 모습을 보이는 단체는 아니다. ‘모피’를 입지 말자며 한겨울에 몇 번씩 알몸으로 시위를 하는 단체로 유명하다.
 
그 단체가 주장하는 것은 간단하다. 먹고, 입고, 실험하며, 유희하는 4가지에서 동물들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사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고기를 먹는 일은 어쩔 수 없는 행위다. 육식이 동물의 생명을 빼앗아야 하기에 하지 말아야할 행위라고 한다면, 채식 또한 식물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아닌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일이라면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외 명분이 서지 않는 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화장품 독성의 강도를 측정하기 위해 실험실에서는 토끼를 결박한 채 안구에 지속적으로 독극물을 투여한다.
 
우리가 먹는 거의 대부분의 돼지와 닭들의 경우도 발 디딜 틈 없이 좁고 오물로 뒤덮인 지저분한 축사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당연히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에 엄청난 양의 항생제를 투여 받으며 관리된 후 도축된다.
 
물론 후에 그 항생제를 고스란히 섭취하게 되는 것은 인간이다. 젖소의 경우 또한 도축되어 햄버거나 개 사료가 되기 전까지 우리가 아침에 마실 우유를 생산해내기 위해 끊임없이 강제로 임신을 하게 된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식품의 공급과 약물의 개발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 것일까? 혹시라도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간단하게, 쉽게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알면서도 덮어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예전부터 그렇게 살아왔고 동물은 원래부터 그렇게 다루어져왔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도덕적 암살자』는 이렇게 말한다. “갇힌 이데올로기 안에서 우리는 무엇에 속고 있는가?”

■ 도덕적 암살자
데이비드 리스 지음 / 남명성 옮김 / 대교베텔스만 펴냄 / 480쪽 / 11,800원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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