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이 된 ‘방과후 강사들’
투명인간이 된 ‘방과후 강사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1.04.30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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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감소한 직종이 적지 않지만 방과후 강사처럼 급감한 곳은 드물다. 게다가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등으로 구분돼 제대로 된 국가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입법센터에서 진행한 피해실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방과후 강사의 수입은 월평균 216만 원에서 17만 원으로 급감했다. 10명 중 8명은 아예 소득이 전혀 없었다고 응답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방과후강사노동조합은 지난해 유은혜 교육부장관에게 ‘정부가 방과후 강사들의 생계 대책을 세우고 대화에 나서라’는 호소문을 보내기도 했다.

방과후 강사들을 서럽게 하는 건 정부의 미지원뿐 아니다. 직장 내 비인격적 대우, 부당한 지시, 갑질 등 갖가지 차별이 존재한다. 정규직 교사들이 방과후 강사를 향해 ‘선생은 무슨 선생’ ‘이 학교 저 학교 다니는 보따리 장사’라고 얘기하는 등 차별은 공공연하다.

책 『꿈꾸는 유령 방과후강사 이야기』는 전국방과후강사노동조합 김경희 위원장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방과후 강사들의 상처를 드러낸 책이다. 16년째 방과후 강사로 일하면서 느낀 소회와 주변 강사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방과후 강사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다. 김 위원장은 “12만 방과후 강사가 교육 현장에서 겪는 아픔과 감동을 날 것 그대로 쓰고자 노력했다”며 “독자들이 열악한 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방과후 강사들을 격려해 준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다”고 전한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방과후 강사들은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다. 같은 교내에서 일하는 정규직 교사로부터 “방과후 강사와는 인사를 트지 않겠다”는 말을 듣는 것은 예사이다. 수업 중에 다쳐도 산재처리가 되지 않고, 10년 이상 근무하다 그만둬도 실업급여 한 푼 나오지 않는다.

정교직 교사들은 방과후 강사들의 이런 처지에 대해 ‘교원자격증도 없고’‘임용고시도 거치지 않아’ 당연하다는 분위기이다. 김 위원장은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과후 강사의 열악한 근무 조건과 환경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며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교사조차 방과후 강사를 유령 취급하는데, 다른 직군 사람들이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김 위원장이 방과후 강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찾은 답은 정치다. 주변에서 “정치할거냐”라는 질문이 들어오면 이제는 기꺼이 “그렇다”라고 말한다. 정치인들이 비정규직이나 특수고용노동자를 위해 법을 만들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정책을 만들고 더 나아가 직접 정치를 해야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 모든 부당함을 막으려면 방과후 학교 법안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방과후강사가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함께 기적을 만들어나간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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