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묻은 손, 마음을 어루만지다… 책 『정원의 쓸모』
흙 묻은 손, 마음을 어루만지다… 책 『정원의 쓸모』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1.04.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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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영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 치료사인 수 스튜어트 스미스는 저서 『정원의 쓸모』(윌북)를 통해 정원과 식물이 인간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원을 가꾸며 우울증, 트라우마, 중독, 공황, 불안 등을 극복한 사례자들을 만나고,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삶을 바꾸는 식물의 힘을 증명해낸다.

이 책은 최근 유행하는 펫 플랜트(pet plant : 반려식물)와 궤를 같이 한다. 펫 플랜트는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식물을 뜻하는 플랜트(plant)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반려동물처럼 곁에 두고 키우는 반려식물이 바로 펫 플랜트이다. 펫 플랜트는 홈 가드닝(home gardening : 가정원예)의 형태로 구체화된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해서 식물 가꾸기와 관련한 대중들이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정원의 쓸모』는 단순히 식물을 키우면 마음이 정화된다는 말을 넘어 식물이 우리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하고 논증한다. 가령 교도소에서 식물을 가꾼 수감자들의 재범률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비행 청소년들이 식물을 키우면서 폭력성을 줄이고, 자신감을 얻은 과정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이 모든 과정을 ‘원예 카타르시스’라고 명명한다. 그는 “정원에 나가 한참 동안 일을 하다 보면 녹초가 될 수 있지만, 내면은 기이하게 새로워진다. 식물이 아니라 마치 나 자신을 돌본 듯 정화한 느낌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며 “동서고금에 걸쳐 울타리를 두른 정원은 세계의 혼란과 정신의 혼란을 모두 피하는 성소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이어 “정원 일은 반복적인 것이 많아서, 참가자들은 리듬감을 얻는다. 그렇게 되면 정신, 신체, 환경이 하나가 되어 조화롭게 기능할 수 있다. 이른바 ‘몰입 상태(flow state)’는 여러 차원에서 큰 회복력을 갖는다”며 “이 상태는 부교감신경 기능을 강화하고 엔도르핀,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다양한 항우울 신경전달물질과 BDNF 수치를 높여서, 두뇌 건강을 증진한다. 그 결과 쾌적하고도 이완된 집중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한다.

책 『아무튼, 식물』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등 주로 식물에 관한 책을 펴낸 임이랑 작가는 이 책에 관해 “정원의 치유 능력을 다각도로 해석하는 작가의 통찰력을 통해 조금 더 건강한 삶과 자연스러운 죽음까지 엿보게 된다”며 “스트레스나 트라우마같이 개인적이며 내밀한 상처를 이기고자 문밖으로 걸어 나간 사람들이 다시 한번 자기 삶의 주체가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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