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뭐야, 내 차례야? 기회 기다리지 말고 타이밍 만들라
[서평] 뭐야, 내 차례야? 기회 기다리지 말고 타이밍 만들라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6.04.0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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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저자는 세스 고딘.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이며 마케팅 천재 소리를 듣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저자다. 책 읽는 내내 그의 내공에 감탄하고 다양한 사례는 마치 촌철살인의 명언 같다.

저자는 먼저 고장 난 에스컬레이터 이론(이런 이론도 있었나)을 들려준다. 회사 임원 두 사람을 태운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 고장 나 멈춘다.

한 사람은 짜증 섞인 한숨을 내뱉고 다른 한 사람은 도와달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회사에선 중요한 일을 하는 두 임원이지만 고쳐주거나 구해 줄 사람이 없다. 모 광고에 삽입된 현대적 우화로 삶의 우스꽝스러운 단면을 보여준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면 그냥 걸어 나오면 된다. 그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 광고는 의미가 살아난다.

 
세스 고딘은 이 사례를 통해 책의 읽기 방향을 제시한다. 당신이 그대로 멈춰 서 있기를 바라는 시스템 속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읽다보면 사실은 언제나 내 차례였음을, 일단 기회를 포착하기만 하면 바로 내 것이 된다는 진실을 이해할 것이라고 고딘은 말한다.

자, 고딘이 책에서 든 사례만 읽어도 본전은 뽑는다. 새겨둠직한 말에 밑줄을 긋는다면 더욱 현명한 독자다. 결국 이 책은 기회에 대한 이야기다. 차례가 돼 능력을 발휘할 기회, 남을 위해 일하고 사람들을 이끌고 최선을 다해 살아갈 기회말이다. 왕도는 없다.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꿋꿋이 밀고 나가라. 이게 고딘이 주는 말이다.

미국 한 교수가 40년 걸쳐 연구한 ‘마시멜로 테스트’를 아는가. 만 3~5세 유아들을 도서관에 모아놓고 마시멜로를 한 개씩 나눠 준다. 그러면서 마시멜로를 지금 바로 먹어도 좋지만 15분 뒤에 연구원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안 먹고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한 개씩 더 주겠다고 말한다. 스스로 통제하고 참는 능력이 대단히 중요한 지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고 기다린 아이들은 20년 뒤에 더 행복하고, 부유하고, 성공한 삶을 살았다. 자유가 주어지고 자기 차례에 나서는 것, 선택하는 것, 또 중요한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약속을 제안받는다. 우리는 눈길을 사로자는 새로운 제의를 신중하게 고려한다. 크게 두려운 일이거나, 우리 자신 또는 다른 사람들을 믿어야 하는 제의라면 더 그렇다.

 
스티븐 킹에 대한 사례도 있다.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쓴 스티븐 킹이 강연을 마치고 질문을 받았다. “책을 쓰실 때 어떤 연필을 사용하나요”라는. 스티븐 킹이 쓰는 연필을 자기도 쓴다면 그와 같은 작가가 되기라도 한다는 듯한 질문이다. 사람들은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어디서 그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얻으십니까”라고 묻지만 이는 형편없는 질문이다. 제대로 물으려면 “보잘 것 없는 아이디어들은 전부 어디서 얻으십니까”라고 질문하라.

보잘 것 없는 아이디어든 훌륭한 아이디어든 시간이 흐를 때까진 스스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지금 할 일은 그저 아이디어를 내는 일이다. 다 만들고 나서 그때 세세히 골라내라. 하지만 우선은 형편없는 아이디어들도 모두 생각해낸다. 교훈은 가장 많이 실패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한다는 얘기다.

사무엘 베케트는 여전히 기다리는 중인가. 고도는 도대체 언제 오는 걸까. 고도를 기다리는 행동은 과연 그가 나타날 가능성을 높일까. 기다리면 그가 모습을 드러낼 의무가 더 커질까. 고도가 가치 있는 이유는 그가 오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점이 바로 연극이 끝날 때까지 앉아 지켜보게 만드는 힘이다. 물론 그 연극에서 결말은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중요한 부분은 그 여정, 갈등, 그리고 불확실성이다.

피타고라스와 다섯 번째 망치 예화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느 날 피타고라스는 대장간 옆을 지나는 데, 일꾼 다섯 명이 큰 쇠망치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쇠망치 작업 소리가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피타고라스는 망치 다섯 개를 집으로 가져가 크기와 무게를 재며 화음의 이치를 알고자 했다. 연구 끝에 망치 네 개는 서로 다른 망치의 배에 해당하는 무게를 가져, 이 비율로 인해 조화로운 화음이 나왔다. 그러나 다섯 번째 망치는 그 규칙과 전혀 상관이 없었다. 의미 없는 데이터였다. 다른 쇠망치 네 개만으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골칫거리라고 여겼던 그 다섯 번째 망치가 사실은 아름다운 화음의 비밀이었다. 다섯 번째 망치는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냈고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체계에 씩씩한 기상과 공명을 더했다. 그 도드라짐이 중요한 차이를 낳은 것이다. 세스 고딘은 말한다. 이제 차례가 된 우리가 바로 다섯 번째 망치라고.

페이지마다 보석 같은 문장이 있고 문장마다 정금(精金) 같은 단어가 빛을 발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밑줄을 그으시라.

지금 당신의 차례가 온다면
세스 고딘 지음 | 신동숙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4쪽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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