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사랑의 극점을 살아가려 한 '자유인'
황홀한 사랑의 극점을 살아가려 한 '자유인'
  • 윤빛나 기자
  • 승인 2014.05.19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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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빛나 기자] 강우식 시인(전 성균관대 교수) 연작장시집 『마추픽추』(리토피아 펴냄)가 출간됐다.

『마추픽추』는 마추와 픽추의 슬픈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써내려간 사랑 시라고 할 수 있다. 황홀한 사랑의 극점을 살아가려 한 자유인을 노래한, 말 그대로 '사랑의 대서사시'다.

산이, 시 흐름의 근본 줄기가 되어 주어서 가능했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그저 시인이기 때문에 산에 대한 시적 상상력이 주어졌음을 우선 밝힌다. 역사의 시각으로 이 시를 보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역사의 시각으로 봐도 어차피 마추픽추는 미스터리니까. 극단으로 페루의 마추픽추가 아니라 한국의 마추픽추면 어떠냐. 마추픽추라는 이 백지 같은 공간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나로서는 문제였다. 내 목숨의 나날에서 다시 마추픽추 태양 문을 들어서는 상상의 날개를 단 콘도르는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예감한다. 내 시의 긴 호흡이 이 시로써 끊긴 기분이다. 기력이 다 소진 탕진했다. 당분간은 그 공백의 시간이 꽤 길 것이라 본다. 그러면서도 행복하다. -'여적' 중에서-

그동안 '마추픽추'를 노래한 라틴아메리카 밖 시인 중 이처럼 긴 호흡을 갖고 연작시 형태로 노래한 것은 강우식의 『마추픽추』가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강우식의 『마추픽추』는 잃어버린 도시, 망각된 도시, 스러진 도시, 폐허의 도시에 새 생명을 입히고 있다.

▲ 강우식 시인

시집은 전체 16편과 여적, 그리고 고명철 문학평론가의 해설로 구성돼 있다. 고명철 문학평론가는 "강우식의 『마추픽추』에서 공중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돌들은 한갓 광물질이 아니라 잉카의 흥륭성쇠(興隆盛衰)를 침묵으로 명징히 보여주는 활물성(活物性)을 띤다. 말하자면, 소멸된 제국의 폐허에 놓인 ‘마추픽추’의 돌들은 역사적 죽음으로서 그 생명을 소진한 게 아니라 시인의 신생의 욕망에 의해 또 다시 생명을 부여받는다"고 봤다.

한편 강우식 시인은 1941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출생했으며, 1963∼66년 <현대문학>지로 등단했다. 『종이학』, 『살아가는 슬픔』, 『벽』 등 다수의 시집을 발표했고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문학박사이며, 성균관대학교 시학교수를 역임했다. 이 연작장시는 지난 2013년 1년 동안 계간 <리토피아>에 연재했던 작품을 개작한 작품이다.
 

 

■ 마추픽추
강우식 지음 | 리토피아 펴냄 | 136쪽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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