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연구의 30년 결실
‘한국현대시의 아버지’ 정지용 연구의 30년 결실
  • 조석남
  • 승인 2013.05.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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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조석남 편집국장] 이 책은 저자의 30년에 걸친 집념어린 노력의 결실이자 정지용 시에 대한 대표적인 역저이다. 정지용을 통해 저자는 전통과 현대의 단절을 극복하는 논리의 근거를 찾았으며 정지용 시에서 산수시, 정신주의시, 비분리의 시학, 동일성의 시론 등의 이론을 확립했다.

저자는 정지용이 휘문학교 재학 시절 타고르 시에 빠져 있었으며, 교지 <휘문> 창간호에 타고르 시를 9편이나 번역했던 자료를 발굴하고 이에 대해 최초의 고증학적 연구를 개진해 정지용 시가 지닌 동양사상의 전통의 출발점을 찾아냈다.

또한 저자는 송욱 선생의 정지용 시에 대한 비판을 논리적으로 극복하는데서 출발해 유종호 선생, 문덕수 선생, 김윤식 선생, 김용직 선생의 업적을 발전적으로 수용하고 장경열, 권영민 등의 비판에 대한 재반론의 논지를 전개해 한국현대시 연구에서 해석의 밀도를 독자적으로 심화시켰다. 이와 함께 철저한 본문대조를 통해 그동안 정지용전집에 잘못 수록된 작품을 비교 검토해 이를 바로 잡은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지용의 문학사적 의미를 다음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전통과 현대감각을 접맥시켜 새로운 전통을 창조함으로서 ‘현대시의 아버지’가 됐다. 둘째, 이상 등의 모더니즘 시를 문단에 소개해 문학사적 지평을 확장시켰다. 셋째, 윤동주의 시를 문단에 소개하고 유고시집 발간에 적극 참여해 저항시의 맥을 잇게 했다. 넷째, 청록파를 문단에 추천하고 광복 후에 청록집 발간을 권유함으로써 우리시의 나갈 길을 제시했다.

저자 최동호 교수는 “1976년 겨울 처음 『정지용시집』을 읽은 뒤 시가 무엇인가 의문이 들 때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정지용시집』을 펼쳐들었다. 1999년 안식년을 맞아 미국 UCLA대학에 갔을 때 다른 자료는 제쳐두고 김학동 선생이 편한 『정지용전집』을 가지고 가서 매일 도서관에서 한두 편의 시를 읽었다. 잡념 없이 ‘한국현대시의 아버지’라고 지칭되는 정지용의 시를 정독하는 밀도 높은 시간들로 충만된 가을과 겨울을 보냈다.

귀국한 뒤 정지용의 시어를 천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세밀한 작업을 진행해 2003년 고려대학교출판부에서 『정지용사전』을 발간했다. 번거로운 과정이 요구되는 일이었지만 그것대로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기억된다. 정지용의 시를 읽고 논문을 쓰면서 보낸 30년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아니었다. 『정지용사전』에 이어 『정지용평전』과 더불어 이 책은 내가 구상했던 ‘정지용연구 삼부작’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저자는 1948년 경기도 수원 태생으로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경남대와 경희대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 『황사바람』(1976), 『아침책상』(1988), 『공놀이하는 달마』(2002), 『불꽃 비단벌레』(2009), 『얼음얼굴』(2011) 등을 펴냈으며, 평론 부문으로 소천문학상, 김환태문학상, 시와 시학상, 편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시 부문으로 현대불교문학상, 고산 윤선도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정지용시와 비평의 고고학
최동호 지음 | 서정시학 펴냄 | 396쪽 |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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