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에 떠나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젊은 날에 떠나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
  • 독서신문
  • 승인 2012.07.0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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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은 아름답다』 / 우은정 지음 / 한언 펴냄
원페이지북은 한 권의 책을 핵심과 구성을 찾아 교과서와 같이 요약한 책입니다. 과거의 지식을 모두 교과서로 볼 수 있듯 이제 세계의 모든 정보를 교과서처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방황하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방황은 아름답다』의 저자 우은정씨의 말이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작가는 예전부터 꿈꾸던 1년간의 배낭여행을 아프리카, 중동, 아메리카로 떠난다. 아프리카를 돌며 그들의 가난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하고, 중동에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또 아메리카에서는 서양인과 동양인의 인식 차이, 타인에 대한 배려 등에 대해 재정립하는 기회를 갖는다. 일련의 과정, 일종의 '방황'을 경험하며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고 새로운 스스로를 만들게 된 것이다. <편집자 주>
 
■ 저자를 알면 작품이 보인다
우은정 - 여행을 통해 편견을 깨고 돌아온 법조인
 
이화여대 법학과 졸업. 2008년 스물넷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현재 사법연수원에 재직 중이다. 이렇게 소개하면 전형적인 모범생의 길을 걸어온 조금 얄미운 '이대 나온 여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허세 반, 방황 반의 다소 불량스러운 청소년기를 거쳐 길 잃은 강아지의 심정으로 질풍노도의 대학시절을 보낸, 아직 20대인 평범한 젊은이다. 319일 동안의 세계 여행 또한 그 방황의 연장선에 있다.
 
저자는 강단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젊은 날의 방황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0대는 불안하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이 계속된다. 스물넷의 나이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저자에게도 20대는 그런 기간이다. 저자는 이런 불안함을 원천으로 '행동하기 시작해야만 불안이 사라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다. 그래서 저자는, 20대에는 방황하는 것이 당연하고 방황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며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방황하는 것이 강단 있게 삶을 꾸려가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젊은 날의 방황은 자신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것임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 방황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다. 머릿속에 있는 자신과 실제 자신의 차이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젊은 날의 방황은 꼭 필요한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리저리 부딪히고 깨져봐야 자신의 한계를 알 수 있으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과정에서 방황은 새로운 자신을 정립하고 자신이 바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방황을 통해 자신을 다시 정립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저자는 젊은 날의 방황이 당연하며 다행인 것이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방황이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황으로 얻은 자신의 정체성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방황을 통해 자신을 바로 세워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 원페이지로 보는 책 한 권
1. 고시공부
고시공부는 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었다.
 
고시공부 시절 나는 평범한 스물둘의 여자아이들처럼 꾸밀 시간조차 없었다. 잠깐씩 외출을 할 때면 입고 나갈 옷조차 변변치 않은 스스로가 너무나 초라하고 작게 느껴졌다.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수다도 떠는 평범한 일상이 너무나 부러웠다. 게다가 친구들은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는데 합격을 보장할 수 없는 시험에 매달려있는 현실에 불안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들의 삶이 나에게는 나의 삶이 있다. 나는 그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내 청춘을 채워가고 있었다.
 
경제적 여력이 없어 기회는 한 번뿐이었고 나는 온 힘을 다해 공부에 임했다. 이런 절박함이 나를 더 몰아붙이는 원동력이 됐는지도 모른다. 법학을 공부하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소소한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합격에 대한 불안감이 쌓여 스스로에 대한 자학도 서슴지 않았고 예민해진 마음에 가족들에게 괜한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고시공부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내 모든 것을 던진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치열한 기간을 보내고 나는 합격했다.
 
시험에 합격하면 세계여행을 해보려고 수첩에 세계지도까지 붙여놨었지만, 막상 합격하고 나니 연수원 생활준비, 사회생활 준비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레볼루셔너리 로드'라는 영화를 보고 덮어놓았던 수첩을 꺼내게 됐다. 그리고 이렇게 쫓기듯 사회생활을 할 게 아니라 이 시점에서 한번은 쉬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를 시작했다.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일한 이태원의 바텐더 일은 다른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했고 동기와는 상관없이 앞으로의 여행을 위해 좋은 경험이 됐다. 또 내가 방문할 나라의 언어와 문화, 역사에 대해서 공부했다. 그것이 나의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2. 아~! 아프리카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는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는 가난했다. 이곳의 많은 아이가 여행객에게 손 내미는 것이 습관이 돼있었다. 처음에 미안한 마음으로 거절했던 나도 차츰 익숙해졌지만, 나미비아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을 때 날 쳐다보던 아이의 눈망울은 여행 내내 잊히지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가 그들에게 돈을 직접 주는 것이 결코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려 하지 않고 타인에게 의지하는 태도를 기를 뿐이다.
 
또 많은 사람이 여행객을 상대로 한 바가지와 사기로 생활하고 있었다. 케냐에서도 에티오피아에서도 사기를 당해 현지사람들과 작은 다툼도 있었다. 아프리카를 떠날 때쯤에는 이러한 사람들의 태도에 진절머리가 나기도 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현지에는 친절한 사람들도 많았고 나 또한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을 가라앉히기도 했다.
 
아프리카에는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규율은 나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엄격하게 이슬람 율법을 지키는 잔지바르의 소녀들은 그 아름다운 바다를 앞에 놓고도 온몸을 가리고 있거나 옷을 입은 채로 물놀이해야 했다. 또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이 무슬림들에게 당혹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리고 무슬림들은 내가 생각한 것처럼 다른 종교에 배타적이지 않았다. 나는 어디서 그런 편견을 갖게 된 것일까? 정보의 수용과 내 의견의 정립에 신중을 기해야겠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켈리라는 소년과 친해졌다. 켈리는 시장상인에게 욕을 먹으면서까지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게 해줬다. 켈리의 안내로 에티오피아의 일반가정을 방문하기도 했고 하마르족의 성인식을 보기도 했다. 켈리와의 이별에서 우리는 무언가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의사가 꿈인 순수소년 켈리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비상금을 털어 편지와 함께 건넸다. 그도 답례로 우리에게 팔찌를 줬고 눈물을 흘리며 이별했다. 이 먼 곳 아프리카에 와서 내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할 수 있었으며 적어도 꿈꿀 수 있는 나라에 태어났다는 것이 감사했다.
 
3. 중동에서의 날들
여행은 결국 많은 사람과 부딪히며 더 많은 다양성을 가지게 해준다. 
 
아프리카를 뒤로 한 채 도착한 이집트에서 처음 한 일은 햄버거를 먹는 것이었다. 도시는 내게 묘한 안도감마저 줬다. 이집트와 시리아, 튀니지의 사람들은 무척 친절했다. 많은 유적지를 돌아다녔지만, 여행에서 결국 남는 것은 내게 친절하게 대해줬던 사람들이다. 여행은 어떤 면에서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 내가 가지고 있는 중동에 대한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도 깨닫게 됐다.
 
요르단에서는 입국심사에서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까맣게 탄 얼굴 탓에 재심사를 받았다. 아무도 여권 사진과 나를 동일인물로 봐주지 않았지만, 여행하며 내가 경험한 다양성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 같아 나는 꽤 만족스러웠다. 다마스쿠스의 유스호스텔에서 루프 탑에 묵고 있는 사람들만의 파티가 열렸다. 다양한 많은 사람이 있었고 한국에서 사는 것이 어떤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내 생각에 한국은 스스로의 가치나 생각보다는 자신과 남을 비교하며 경쟁이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것이 과연 올바른 삶일까?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바르셀로나에 도착해서 한 달을 머물 계획을 하고 스페인어 학원에 등록했다. 학원에서는 다른 나라 친구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 삶을 즐기며 정신적으로 여유롭게 사는 그들과 한국의 바쁘고 경쟁적인 생활이 겹치면서 우리는 행복을 얼마나 느끼고 어떤 것이라 생각하고 사는 것일까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
 
4. 아메리카를 만나다
세상의 모든 일은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콜롬비아에 도착했을 때는 우연히 축제기간이었다. 여행 내내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강박에 놓여 진짜 느껴야 하는 것을 놓친 적도 있었다. 하지만 퍼레이드에서 나를 말 위로 끌어올려 준 아저씨 덕분에 축제의 기분을 피부로 느끼며 즐거울 수 있었다. 사진을 찍으며 바라보는 것과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은 다르다. 그리고 여행은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 속에 뛰어들었을 때 진정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콜롬비아에서는 좀 오래 머물게 됐다. 같은 호스텔과 스페인어 학원에서 알게 된 영국인 다미안의 초대로 미국에서 꿈같은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그와는 시각의 차이로 약간의 충돌은 있었지만 결국 가까운 사이에도 지켜야 할 것이 있으며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이 돼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여행은 내가 가진 편견을 깰 수 있는 멋진 계기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겐 유럽보다 아프리카나 중동의 국가들이 더 많은 가르침을 줬다. 그리고 또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사람은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여행을 통해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모두를 존중하고 그것을 나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 법을 배우고 있다.
 
■ 원페이지북 서평
낯선 곳으로의 여행
 
시리아에는 '사람이 없는 곳, 그곳은 지옥이다'라는 오래된 속담이 있다. 이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리아 사람들은 외부로부터의 방문자에게 관심을 갖고 최대한 도우려고 했다.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친밀감을 기꺼이 보여준다. 덕분에 시리아에서는 매일매일 사람들 때문에 감동하고 웃을 수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중동'은 어디서 온 것일까? 누군가에 의해 걸러지고 만들어진 것을 듣고 읽고 배워서 얻어진 편협한 시각은 아니었을까? 내가 전부라고 믿었던 그것은 아주 작고 부분적인 조각에 불과했음을 알게 됐다. (『방황은 아름답다』 본문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중동의 이미지는 테러리스트, 배타적인 이슬람 문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 등으로 대표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들의 이미지는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그것은 미국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의 사회적 환경 때문이기도 하고, 먹고 사는데 바빠서 다른 나라의 문화까지 살피지 못하는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다. 1년간의 여행 중 작가는 이런 편견에 쌓여있는 자신과 타인을 보며 편견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늘 계속 보는 사람들과 그날이 그날인 일상에서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을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할 계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20대의 여행은 생각의 폭을 넓히고 다양함을 수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여행의 적기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편견을 깨고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모두가 선호하는 유럽이나 선진국이 아니라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경쟁에 치여서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많은 사람에게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여행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는, 삶의 중심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글쓴이 : 원페이지북 작가 이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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