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과 심술
욕심과 심술
  • 김성현
  • 승인 2006.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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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월간 선한이웃 발행인)



유대 랍비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지는 이야기 가운데 이런 것이 있다. 사람 형상을 한 천사가 광야를 걷는 두 나그네와 동행을 하여 걷다가 헤어질 때가 다가오자 두 나그네 모두에게 자신은 천사라며 헤어지기 전에 한가지씩의 소원을 들어줄터이니 말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조건은 단 하나로 첫 번째 사람보다 두 번째 사람에게 두 배로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대단히 반갑고 기쁜 소식에 어떤 소원을 말해야하나를 고민하는 두 나그네는 한 사람은 욕심쟁이이고 한 사람은 심술쟁이인지라 각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얻으려 고심에 고심을 하느라 선뜻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급기야 헤어지기 직전까지 기다리던 천사가 재촉하기에 이르고... 욕심쟁이는 자신이 받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이 두 배를 받는다니까 결과적으로 절반만 받아서는 안되겠고 두 몫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심술쟁이는 자신이 못 받으면 못 받았지 다른 사람이 많이 받는 것은 못 봐주겠다는 심정에 고심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서 신경전을 마치는 욕심쟁이의 돌발적 행동이 나타나는데 심술쟁이의 목덜미를 움켜쥐며 빨리 말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윽박지르자 심술쟁이! 는 결국 자신은 두 눈이 다 필요한 게 아니니 하나만 있게 애꾸눈이 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면서 천사가 제시했던 단 하나의 조건 때문에 욕심쟁이는 두 눈을 다 잃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정말 기가 막힌 이야기이고 우화로 치부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생활에서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에게나 있는 욕심은 당연히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에게 있는 심술이 마음에서 크게 작용하는건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욕심도 지나치면 본인에게도 문제가 생기지만 다른 이들에게 심대한 피해를 주게된다. 능력범위를 벗어나는 욕심으로 심신이 모두 망가지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욕심에는 끝이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지만 끝이 있어야 정상적으로 살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심술은 그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욕심보다는 적다 하겠지만 이 역시 본인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비교적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피해를 더 준다고도 하지만 말이다. 월드컵 경기가 한창인데 우리가 싫어하는 어떤 나라들이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 무척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 겉으로는 스포츠는 평등이고 화합이라 말하지만 내심으로는 그렇지 않고 우리의 이익을 위해서 경쟁이 되는 나라들이 안좋은 성적을 얻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역시 심술이 아닐까. 심술은 질투와 가까운 것이라고 할 때 질투 때문에 나도 죽고 남도 죽는 경우를 만든다면 후회할 일이 아닌가. 정치에서도 누가 싫어서 또는 누가 잘되는 꼴 보기 싫어서 출마를 결심하는 이들도 상당하다. 과연 그것이 합당한 일인지에 대한 판단은 자명하다.
많은 것을 갖고 싶고 많은 일을 이루고 싶고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은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합당한 방법과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편법이나 욕심, 심술을 부리다보면 그것이 떳떳한 결과일 수 없다. 알지 못하는 다른 이들에게 주는 피해가 막심하다는 사실에 대해 깨닫게 되는 경우는 자신이 다른 이의 욕심과 심술에 의해 피해를 입게되었을 경우에 한할 것이고 그렇기에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욕심과 심술 그리고 질투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면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과 이웃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에 대한 성찰이 무언가를 이루고자 꿈을 꾸는 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스스로 마음을 잘 진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내 마음속에 정말 욕심이 없는가. 내 마음속에 시기 질투가 깨끗이 사라졌는가를 말이다. 만약 이것이 완전히 사라졌다면 마음속에는 진정한 평안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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