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시간’은 가고 ‘문학의 시간’이 왔다
‘재테크의 시간’은 가고 ‘문학의 시간’이 왔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1.06.17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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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하는 가운데 출판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독서하는 사람이 늘고 책 판매량이 증가하는 한편 그간 간과되는 분위기였던 문학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기막힌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소설과 다정한 언어로 희망을 노래하는 시집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점 예스24 집계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마이너스 9.6%로 역성장했던 ‘소설·시·희곡’ 분야 도서 판매량은 팬데믹 이후인 2020년 21.4% 성장하며 반등한 데 이어 2021년 상반기에도 8.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도서 중 소설 또는 시집은 총 13권으로 ‘경제 경영’ 및 ‘어린이’ 분야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사실 그간 문학은 실용서에 밀려 점점 관심사에서 멀어져갔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는 주식이나 재테크서 등 실용서가 주를 이뤘고, 소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문학 서적이 다시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가 지속하면서 개인 시간과 인간관계를 돌아볼 시간이 늘면서 문학이 전하는 삶의 가치에 주목할 여유가 생긴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일상 침해의 스트레스를 문학으로 해소하려는 심리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예스24 관계자는 “소설 문학은 현실에 있음직한 허구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인간 삶의 방향성을 돌아보는 한편, 때로는 비현실적 상상으로 현실의 고통을 치유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사람들의 우울감이 깊어짐에 따라 동화 같은 상상으로 따뜻한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는 힐링 판타지 소설이 대세로 떠오른 것 같다”고 밝혔다.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한 꿈의 세계를 배경으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은 올 상반기 다수의 경제 경영서들을 제치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죽기 직전 열리는 마법의 도서관에서 두 번째 인생을 얻은 주인공의 모험을 그린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인플루엔셜)는 지난 4월 출간 이후 단 4주간의 판매로 상반기 소설·시·희곡 분야 베스트셀러 9위에 오르며 인기몰이 중이다.

서정시도 주목받고 있다. 어두운 현실 속 사랑과 희망을 깨우는 시들을 엮어낸 류시화 시인의 『마음챙김의 시』(수오서재)는 작년 9월 출간 이후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15주간 머물렀다. 지난 4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지혜)와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앤드) 등도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소설과 시 문학을 향유하는 주 독자층은 ‘40대 여성’이다. 2021년 상반기 예스24를 통해 소설·시·희곡 분야 도서를 구매한 연령은 40대(39.57%)·30대(20.26%)·50대(17.51%)·20대(15.45%) 순이었고 남녀 성비는 약 3:7로 여성 독자 비중이 높았다.

박형욱 예스24 소설·시 MD는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소설·시 문학 강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치고 힘든 현실 속에서 인간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문학의 가치가 유효함을 증명한다”며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는 올 하반기에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 2』를 비롯해 한국 SF 소설의 새 지평을 연 신예 김초엽, 소설 『채식주의자』(창비)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상을 받은 한강, 페미니즘 소설의 새 장을 연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의 조남주, 첫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문학동네)로 한국 문단의 기대주로 떠오른 최은영 등 대형 작가들의 신간이 예고돼 있어 더욱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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