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재성 청우식품 대표 “첫인상만큼 중요한 첫맛, 첫맛을 세계로”
[인터뷰] 우재성 청우식품 대표 “첫인상만큼 중요한 첫맛, 첫맛을 세계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6.12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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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음~!” 음식을 입에 넣고 1, 2, 3초 안에 나오는 이 감탄사는 그 음식의 ‘첫맛’이 만들어낸 소리다. 사람의 첫인상이 중요하듯, 첫맛이 중요한 이유다.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여부는 보통 첫맛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첫맛은 무엇이 결정할까. 아무래도 혀에 가장 먼저 닿는 소스, 양념, 육수, 시즈닝일 것이다. 그들이 혀에 닿는 순간 우리는 첫맛과 마주하게 되고, 첫인상이 많은 것을 결정하듯, 첫맛 역시 그 음식의 미각 대부분을 결정해버린다. 

여기 16년 동안 건강한 첫맛을 만들어 온 첫맛 장인이 있다. 청우식품의 우재성 대표. 고졸 출신의 작은 식품제조공장 연구개발자로 시작해 식품 업계에 ‘점 하나 찍기’(우 대표의 겸손한 표현)까지 참 많이도 읽고 연구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캡사이신 소스를 개발해 대한민국의 매운맛 열풍을 주도한 그는 ‘청우 만능 멸치육수’ ‘청우 캡사이신 매운맛 소스’ ‘청우 우동 다시’ ‘청우 만능 비빔&무침 양념’ 등 주옥같은 스테디셀러들을 내놓으며 식당 사장님에게는 돈을, 손님에게는 맛을 선물해왔다.  

대기업에 기대지 않고 성장해 이제는 한 달에 500톤 물량을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다는 청우식품. 이제 그가 만들어낸 첫맛은 업주들을 넘어 일반 소비자에게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에게도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다. 첫맛이 입 안에서 감칠맛을 내며 퍼지듯, 입에서 입으로 확산하는 그 인기의 비결이 궁금해 우 대표와 마주 앉았다.           

우재성 청우식품 대표 [사진= 최현식 PD]

Q. 최근 본사 직영 온라인 스토어 ‘첫맛’을 오픈했다. 반응은 어떤지? 

A.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온라인 판매 위주로 이뤄지고 있기도 하고요.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 스토어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크게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이뤄나가면서 반응을 지켜보는 중입니다. 
제가 식품 개발 전문가이지 온라인 쪽의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온라인 쪽은 그동안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는데요. 막상 시작해보니 새로운 것에서 느끼는 재미도 있고, 소비자 반응도 좋고, 온라인 시장을 더 체계적으로 다져나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Q. 온라인 스토어에서 구매하면 뭐가 더 좋은가? 

A. 샘플 많이 챙겨드리고요. (웃음) 막 생산된 제품을 바로 배달하니까요. 유통기한도 깁니다. 그야말로 모든 소비자들이 원하는 ‘싸고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통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으니, 관심 있게 보시면 물건 구매하는데 좋은 팁이 될 겁니다.

Q. 업소용 상품이 입소문을 타고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인기를 얻은 것으로 유명하다. 인기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청우의 제품들이 결국에는 까다로운 일반 소비자에게도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오래전부터 준비도 했죠. 처음부터 업소용 제품이라고 해서 MSG 등 조미료를 많이 넣거나 무조건 싸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어요. 또한, 일부 들어가 있던 조미료도 계속해서 빼면서, 건강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개선해왔어요. 가령 지금 주목을 받는 제품이 ‘만능 멸치육수’인데요. 10년 동안 대여섯 번 개선을 했어요. 내용물을 고급화하고, 조미료를 빼는 작업을 하고, 업그레이드를 계속한 거죠. 요즘에는 소비자분들이 대부분 식품을 살 때 기본적으로 포장지 표기사항을 보세요. 일반 업소용 제품과 달리, 최대한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자 했던 노력들이 결국 좋은 반응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Q. 식당 사장님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비결이 있다면? 

A.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참 고생이 많습니다. 가사노동이 힘들 듯이 일 자체가 녹록치 않고, 그래서인지 사람 구하기도 힘들어요. 통계적으로 외식업 생존율이 5년에 10%가 채 안 될 정도로 낮아요. 저희 입장에서는 청우의 제품을 쓰는 자영업자분들이 조금 더 롱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만들어왔어요. 청우의 제품을 쓰는 것이 전문 인력을 구하는 비용을, 재료 사는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저희가 지금 16년째이고, 월 500톤 가까운 물량을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저희 제품을 쓰는 자영업자분들이 롱런했으니 저희도 이렇게 오랫동안 성장하며 사업을 이어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Q. 청우의 제품 몇 가지를 소개해 준다면? 

A. 저도 저희 아이들하고 자주 먹고, 소비자들이 맛있고 요리하기 편하다고 칭찬하는 제품이 ‘청우 떡볶이 양념 분말’이에요. 어릴 때 학교 앞에서 먹던 그 떡볶이 맛을 구현하고자 만든 제품입니다. 떡볶이는 바쁘면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요. 이 제품을 이용하면 그냥 떡 넣고, 물 넣고, 분말 넣고 하면 끝납니다. 요리법이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저희의 요리법이죠.
바쁘지 않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맛을 낼 수도 있어요. 가령 백종원 대표님이 파기름을 내서 떡볶이 양념을 하는데요. 먼저 식용유로 파기름을 내고, 거기에 저희 떡볶이 양념 분말을 살짝 볶은 다음, 물 넣고, 떡 넣고 끓이면 일반 떡볶이보다 고소한 맛이 납니다. 업소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가장 사용하기 편한 제품이 떡볶이 양념 분말이 아닐까 합니다.        

Q. 가장 잘나가는 제품은 ‘만능 멸치육수’라고 들었다. 

A. 멸치육수는 10년째 식당 사장님들과 일반 소비자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한국 요리의 육수는 대부분 소고기 아니면 멸치로 내는데요. 멸치가 필요한 모든 음식에 그냥 넣으시면 됩니다. ‘만능 멸치 육수’에는 멸치만이 아니라 각종 해산물과 야채도 많이 들어가 있어요. 굳이 힘들게 장 봐서 해산물이나 야채를 다듬고 할 필요도 없지요. 아마 한 번 써보시면 ‘대체 불가’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주로 국수 먹을 때 사용하고, 콩나물국, 된장찌개 끓일 때, 계란찜 할 때도 한두 숟가락씩 넣습니다.  

청우에서는 100여 가지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이 제품이 가장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대기업과 비교해 부족한 것이 마케팅과 브랜드 인지도, 영업력인데요. 제대로 홍보만 된다면, 지금보다 열 배 정도는 더 성장한다는 생각 입니다. 고객은 이런 제품이 있는지 몰라서 못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중소기업 제품을 믿지 못해서 안 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멸치육수 사용하지 않는 가정은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한 집에 하나씩은 반드시 비치해놓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진= 청우식품 공식스토어 첫맛 캡처]

Q. 연구개발자 출신으로서 청우의 모든 상품들에 관여해왔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맛, 돈이 되는 맛을 만드는 비결은? 

A. 업소용 제품으로 출발했고, 업소용 제품을 기반으로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데요. 사업하시는 분들이 청우의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결국 청우 제품의 맛과, 그 맛이 고객이 돈을 지불할 정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식품 연구 개발자 출신으로서, 맛이 없는 제품은 출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연구개발 담당 부서가 있고, 상시로 시장조사를 하지요. 제가 늘 강조하는 것은, ‘맛있게 만들어라, 그래야 재구매가 일어난다’예요. 그만큼 맛에 초점을 두고 음식을 만들어왔습니다.  

한편으로는, 맛이라는 것은 정답이 없잖아요. 답이 없는 답을 영원히 찾고 있는 셈이에요. 출시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출시한 후에도 끊임없이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하는 거죠. 그 과정에서 맛은 개선되고, 기업은 성장하는 거죠.         

Q. 5초 만에 김치를 만드는 시즈닝 ‘5초 김치’로 세계 진출을 꾀하고 있다. 전망은?

A. ‘5초 김치’는 해외를 공략하여 만들었지만 우리나라 사람이 먹어도 만족도가 높을 만큼 맛이 잘 나왔어요. 건조된 분말 형태의 제품이고, 유통기한도 길어서 갖고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5초 만에 김치를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현재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을 통해 해외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고, 판매 실적도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마케팅하고 있는데요. 특히 인도 쪽에서 문의가 많습니다. 저는 김치만을 생각했는데, 특이하게도 많은 요리에 응용을 하더군요. 스낵 같은 데 시즈닝처럼 뿌려 먹기도 하고요. 김치라는 음식은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인기를 누릴 것이고, 저희 ‘5초 김치’ 역시 더 많은 분께 사랑받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Q. 2004년 국내 최초로 캡사이신 소스를 직접 개발해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올해 창립 16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힘든 일도, 좋은 일도 있었을 것 같다. 소스에 얽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한때 캡사이신 소스 생산을 중단할 뻔했어요. 고추에서 매운맛 성분을 추출해서 이 소스를 만드는데요. 고추에서는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는 안식향산이라는 항산화물질이 나와요. 그런데 이게 예전에는 소스에 들어가면 안 됐거든요. 저희가 이것을 넣지는 않았는데, 소스에서 안식향산이 검출됐고, 그래서 한때 저희 회사의 주력이자 가장 유명한 제품을 생산하지 못 할 위기가 있었죠. 이후 저희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논문 등에서 많은 자료를 찾아 안식향산이 자연적으로 나오는 성분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식약청에서 기준을 바꿔서 결국에는 생산을 계속할 수 있게 된 거죠. 지금 캡사이신 소스를 만드는 곳이 전국에 2,30군데가 있는데요. 다 저희 회사 덕을 본 거죠. (웃음) 저희가 그때 해결하지 못했다면 지금 캡사이신 소스는 맛 볼 수 없는 불량식품 취급을 받고 있겠죠.       
 
Q. 대기업 하청에만 목매지 않는 독립 경영을 한다고 들었다. 경영 철학이 있다면? 

A. 저는 하청 자체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작더라도 저희 힘으로 살고 싶었고, 저희 브랜드로 저희 고객을 직접 만나고 싶었습니다. 대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일관성 보다는 독특하고 독립적이며 개성 넘치는 제품 생산과 회사 운영 방침이 제 성격이고, 제 경영 마인드인 것 같아요. 때론 이런 저의 모습 때문에 저희 회사가 더 힘들기도 해요. 대기업의 오더를 받으면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저희는 영업조직, 마케팅, 브랜딩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아요. 고통스러웠지만, 그랬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전국적인 자체 영업조직을 갖추고,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서점을 찾는다고 들었다. 

A. 제가 2세 경영인도 아니고, 경영자 밑에서 경영을 배운 것도 아니니, 직접 경험하는 것 외에는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경영을 배울 수밖에 없었어요. 경영에 관한 수많은 책이 있고, 힘들 때마다 그 힘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서점에 가게 되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정보를 담은 책은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까요. CEO 자서전 등 경영과 관련한 많은 책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책은 『식품첨가물공전』이에요. 이 책을 항상 제 옆에 두고 매일 봤어요. 젊은 시절 저는 창업한 지 얼마 안 된 회사에 입사해야 했고, 식품제조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어요. 그리고 제가 일을 열심히 하니까, 식품제조와 관련한 일을 의뢰받기 시작했어요. 대학을 나오지도 않았고, 전문가가 아님에도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했죠. 그래서 이 책을 보고 궁금한 것을 해결하면서, 식품을 만들어내고, 그렇게 성장했습니다. 이 책 덕분에 식품 제조·개발 책임자가 됐고, 청우식품의 경영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 청우가 사람들에게 어떤 맛으로 기억됐으면 하나? 

A. 첫맛이라는 청우의 대표 브랜드에 걸맞게, 첫맛부터 맛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 청우의 제품을 사용하면 첫맛부터 맛있다. 이런 느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최현식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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