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서정가제 개정] 불법 복제 만연한 대학가... 교재 할인폭 높아질까?
[2020 도서정가제 개정] 불법 복제 만연한 대학가... 교재 할인폭 높아질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3.09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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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재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열린 대학교재 중고장터. [사진=연합뉴스]
대학교재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열린 대학교재 중고장터.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014년 본격적인 도서정가제 시행을 기점으로 책값 할인율(최대 15%)이 제한되면서 책 구매 부담이 커졌고, 그런 부담이 독서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해 독서인구가 줄었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다만 부담이 커도, 흥미 유무와 상관없이 책(교재)을 구매해야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학생들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비싼 비용을 치르고 교재를 구매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충북에 위치한 모 대학에 재학 중인 A(23/3학년)씨는 지금껏 학기마다 10~20만원 수준의 교재비를 지출해왔다. 학교 내 복사가게를 이용하면 1/3 가격에 제본책을 구할 수 있고, 실제로 대다수 학생이 이용하고 있지만, 위법이란 사실이 꺼림칙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A씨는 “교재는 기본 2만원에서 비싼 건 5만원이 넘는다. 교재인지라 안 살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구매해 왔다. 간혹 헌책방에서 구매하거나 선배한테 물려받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구매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나름 책에 대한 애정이 있어 버텼지, 만듦새가 조악하지만 저렴한 제본책에 유혹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결국 비용 문제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 모양새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제본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서울 모 대학에 재학 중인 B(21/2학년)씨는 “교수님이 본인의 책을 교재로 채택하는 경우에는 꼼짝없이 제값 주고 교재를 구매해야 한다. 수업 시간마다 마주치는데 그 앞에서 제본책을 펴놓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가끔은 도서관에 비치된 책(교재)을 대여해 이용하기도 하는데, 한두권에 불과해 늘 발 빠른 아이들 차지”라고 토로했다.

사실 대학가의 불법 복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8년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중 절반인 51.6%가 ‘불법복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도서 내용의 10% 이상을 복제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도 불법복제에 동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체부에 따르면 대학가에서 적발된 불법 복제 건수는 2014년 369건(1만5,474점), 2015년 459건(1만6,335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6년 419건(2만1,304점), 2018년 302건(1만5,545점), 2019년 254건(6,663점)으로 감소했다. 수치상으로는 저작권 위반 문제가 나아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PDF 파일이 유통되면서 개별 인쇄하는 사례가 늘어 상황이 나아졌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문체부 관계자 역시 “(2018년보다 2019년 적발 건수가 줄어든 건) 기술의 발달로 PDF 파일이 광범위하게 유통됐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대학교재 불법복제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불법 복제는 PDF 등 전자파일(47%), 전체 제본(32%), 부분 복사(26%) 순이었다. 불법 복제물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싼 책값’(28.4%), ‘책의 무게로 휴대 불편’(20.9%), ‘구매 후 실제 사용률이 낮음’(16.9%) 등이었다.

결국 비싼 비용이 불법복제물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이고, 그런 점에서 오래전부터 교재만이라도 도서정가제에 예외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왔다. 현재 신학기 맞이 대학교재 20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인스타페이’가 적잖은 호응을 얻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다만 제본책이나, 인스타페이의 이벤트 역시 ‘위법’이라는 사실이 이용자의 발목을 잡는다.

도서정가제 개정이 이뤄지는 올해, 대학교재 가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까? 단정 지어 말하면 현실적으로 개정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학교재 가격 인하) 요구가 많지 않다. 또 앞서 2014년 도서정가제 개정 당시 예외를 최소화하기로 했기에 기조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책 가격은 출판사가 가격을 낮추면 될 문제다. 기존에는 18개월이 지나야 정가 변경을 허용했는데, 앞으로는 그 기간을 더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인스타페이]
[사진=인스타페이]

이와 관련해 도서정가제 보완을 주장하는 배재광 인스타페이 대표는 “도서에 정가를 매기는 건 출판사와 저작권자의 고유 권한이다. 여기(도서 재정가에)에 기한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위헌적 규정”이라며 “요즘 대학교재 20% 세일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많이 팔릴 때는 하루에 5,000부가 나간다. 출판사에서 협업을 요청해오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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