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서정가제 개정] 도서납품업체 마크비 역마진, 도서관 5% 간접할인 바뀔까?
[2020 도서정가제 개정] 도서납품업체 마크비 역마진, 도서관 5% 간접할인 바뀔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3.0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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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책이 출간되면 다양한 통로로 시중에 유통된다.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유료 판매되기도 하고, 학교나 공공도서관 등에 비치돼 무료로 읽히기도 한다. 이때 출판사와 도서관 사이에서 다양한 유통 주체가 활동하는데 이들 업체의 수익성이 낮아 현실성 있는 조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상 도서관에 책이 비치되기까지 도서관 → 납품업체 → 출판사 → 납품업체 → 도서관의 과정을 거친다. 도서관이 구매희망 도서목록을 납품업체에 전달하면 업체는 출판사에 책을 주문해 이를 도서관에 납품한다. 통상 계약금액이 수백~수천만원에 달해, 납품업체가 적잖은 이득을 취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중 초중고등학교에 책을 납품했을 때 납품업체(학교에 책을 납품하는 지역서점 포함)에 돌아가는 수익률을 따져보면 13%(각종 경비 공제 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가 1만원짜리 책을 납품한다고 가정할 때, 도서정가제 할인율 10%를 적용한 납품가는 9,000원, 여기에 5% 간접할인 적용하면 8,500원, 마크 작업(책 정보를 대출시스템에 입력하고, 라벨을 붙이고, 도서관 도장을 찍는 등의 업무)에서는 평균 300~500원의 역마진(손해)이 발생된다.

마크 작업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면, 업계 관계자들은 “도서관이 납품업체에 강요하는 마크작업은 시정돼야할 관행”이라고 주장한다. 도서업은 면세사업이고, 마크 작업은 전문 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용역사업으로 별개의 계약 건이지만, 도서관 측이 도서납품업체에 실제로 들어가는 비용(마크비용)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마크 용역 의뢰비는 학교 도서관이 660원에서 1,000원정도, 공공도서관은 1,000원 이상”이라며 "도서관이 마크비로 제공하는 비용은 이보다 훨씬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 최소비용으로 계산해도 납품업체가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는 경우가 많다. 납품을 따내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떠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계산으로 돌아와 마크비로 인한 역마진을 공제하면 남은 금액은 대략 8,100원. 여기서 다시 책 구매 원금을 공제해야 하는데, 출판사가 제시한 납품 공급률을 70%(7,000원)로 잡았을 때 납품업체가 가져가는 금액은 1,100원이다. 다만 최근 몇몇 출판사가 공급률을 높이면서 경우에 따라 본전이나 손해를 보고 납품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계산한 평균 수익률은 약 12%. 여기서 다시 직원들의 교통비와 택배비, 식비 등을 제하면 수익률은 더욱 하락하고, 이런 상황을 견뎌내지 못한 많은 납품업체가 도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많은 납품업체가 도산했지만, 살아남은 업체들도 출혈경쟁 속에서 안간힘을 다해 버티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한다.

자본 논리에 따른 결과이지만, 납품업체 역시 도서 생태계의 일부라는 점에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도서관 납품가에서 간접할인 5%만이라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5%는 개인 구매자를 위한 것이지 기관구매자를 위한 게 아니라는 주장인 것. 업계 관계자 A씨는 “공공도서관은 그런 경우가 드물지만 일부 지역의 학교 도서관의 경우 (간접할인) 5%를 도서상품권이나 마일리지 형태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가 5% 수익분으로 도서를 추가 구매하는 등의 추가적 경제이익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대다수 공공도서관은 5%를 받지 않는다. 다만 학교 도서관을 관장하는 교육부의 경우 학교장 재량에 맡겨 제각각인 상황”이라며 “5%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하다 보니 대다수 학교 도서관은 (납품업체 편의를 봐줬다는 이유로) 감사에 걸릴까 봐 (도서상품권이나 마일리지를) 받고 있지만, 물어보면 규정만 명확하면 도서관 측에서도 5%를 받지 않는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5% 수익을 활용해 도서를 추가 구매할 수도 있지만, 문체부가 금지하면서 공공도서관은 사용처를 찾지 못한 상황이고, 학교도서관 역시 이런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것. A씨는 “2017년도에 다루지 못하고 지나갔는데, 올해 도서정가제 개정에서는 5% 간접할인에 대한 내용이 꼭 다뤄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출판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2014년 도서정가제가 개정되기 전에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도서관에 5% (간접) 할인이 적용되지 않았으나, 이후부터는 적용받게 됐다”며 “올해 도서정가제 개정을 앞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해당 문제에 대해 의견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5% 간접할인이 도서관 이용자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지만, 그렇다고 큰 혜택으로 작용하지도 않는 상황. 다만 5% 할인이 중소 도서납품업체의 생존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점에서 올해 도서정가제 개정에서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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