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무지막지한 신비 『신을 받으라』
[책 속 명문장]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무지막지한 신비 『신을 받으라』
  • 전진호 기자
  • 승인 2019.12.3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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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한여름인 지금, 이 마을은 반년 사이에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은혜로움이 넘치고 축복이 범람하는 하나님의 성소가 되었다. 땅은 기름지고 인심은 후해졌다.<33쪽>

저 멀리서 뭔가가 떠내려 오고 있었다. 가까이 올수록 금색 빛이 수면을 밝혔다. 그것은 광휘의 강림, 기적의 실현이었다. 묘화는 최면술에 걸린 것처럼 자신에게로 오는 물건을 향해 헤엄쳐나갔다. 물건도 상대를 알아본 듯 그녀를 향해 흘러왔다. 빛이 둘을 감쌌다. 묘화가 정체를 알아본 순간 물건에서 솟구치는 광휘가 한층 강해졌다.<60쪽>

“세상천지에 그런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목사님! 기도가 끝나자마자 내가 벌떡 일어나 걸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 아멩!”<78쪽>

그런데 묘화라는 아이를 알고 나서부터 그는 또다시 그 몸살을 느꼈다. 가까이든 멀리든 묘화가 있으면 예전처럼 몸이 쑤셨고 당장에라도 이상한 환각들이 보일 듯 눈앞이 어지러웠다. 등 뒤에 무언가가 있는 느낌을 받았고 옛날의 찜찜한 기운이 몰아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에 시달렸다.<128쪽>

어두운 밤하늘 아래, 쓰러져가는 묘화의 집은 귀신이 나올 법했다. 그림자 셋이 집 앞에 우뚝 섰다. 이들은 돌아래마을에 등장했을 때 입고 있던 검은 옷 대신 알록달록한 한복을 입고 있었다. 십자가를 벗어 던진 목에는 염주 비슷한 목걸이가 걸려 있었고, 땅에 내려놓은 보따리 안에는 묘화에게 살을 날릴 때 쓰였던 무구들이 있었다.<268쪽>

어딜 가나 시체였다. 앉거나 서서 죽은 시체가 있었고 지붕 위로 올라가 있거나 우물에 박히거나 축사 안에 던져진 시체도 있었다. 하나같이 죽음의 모습은 똑같았다. 그들은 머리를 잃었고 당연히 목격과 증언의 능력도 함께 잃었다.<355~356쪽>

『신을 받으라』
박해로 지음│자음과모음 펴냄│412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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