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나 홀로 사회’를 경계한다
[박흥식 칼럼] ‘나 홀로 사회’를 경계한다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19.12.1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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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회’에서 ‘나 홀로 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서 내가 느끼는 불안은 이러다 우리 사회 전체가 위험사회로 확대되지나 않을까 하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최근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젊은 죽음을 접하며 문득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 중 외롭고 소외된 이웃들의 고독사와 겹쳐져 과연 우리 모두는 안전하며 이 추운 계절을 어떻게 견디어 나갈까? 하는 의문을 던져본다.

나 홀로 사회는 인구학적으로 1인 가구의 비중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혼하지 않는 미혼족, 혼밥, 혼술, 넷플릭스 영화시청, 코인노래방 등 혼자만의 시공간에서 나 혼자 시간을 보내는 ‘미타임(Me Time)’ 등의 사회 트렌드에서도 발견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584만 가구를 넘어섰고, 전체 가구 중 29.3%를 차지했다. 2035년이 되면 전국 모든 시도에서 1인 가구 수가 1위에 오르며, 전체 가구의 34.3%를 차지할 전망이다. 갈수록 늘어나는 미혼 독신층과 이혼 증가, 은퇴 후 일자리 없이 생활하는 노령층, 초격차의 양극화와 저출산과 고령화의 기대수명을 지켜볼 때 나 홀로 삶의 트렌드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학을 전공한 김호기 교수는 “문화학적 시각에서 ‘나 홀로 사회’는 우리 사회의 현대화 전개 과정에서 개인주의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다”라고 진단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개인에 따른 취향과 개성을 존중하는 ‘개취존’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디로 갈까? 취향, 개성 자율을 존중하는 개인주의의 증가와 차별과 격차, 배제와 소외의 사회현상은 전염병처럼 확산되기 쉽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기술발전과 온라인상에서 개인 간 연결고리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에서의 사람 접촉 기회가 점점 소멸되고 작아지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못하고 매우 위험하다.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사회학자들은 개인주의와 나 홀로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발전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와 연관된 연구 중에서는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1986)와 정치학자 로버트 퍼트넘의 『나 홀로 볼링』(2000)이 주목할 만하다.

울리히 벡이 말하는 위험사회란 위험이 사회의 중심적 현상이 되는 사회를 뜻한다. 위험사회의 등장은 위험의 개인주의화를 낳는다, 우리 사회가 모더니티의 진행 결과로 개인은 독립적 존재가 되지만, 그 독립은 새로운 대가, 즉 전문가에 의존하고 ‘인지적 주권’이 위협받는 상황에 노출된다. 아울러 지금껏 사회적으로 규정됐던 생애가 이제는 스스로 생산해야 하는 생애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개인의 도전은 너무 복잡다단해져 종래의 사고방식만으로는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국가나 집단에 의존하던 위기관리도 스스로 1인기업. 1인 가구의 주체로서 위기관리에 대응해야 한다.

한편, 퍼트넘은 ‘나 홀로 사회’의 정치. 사회적 측면을 주목한다. 그것은 현대의 미국 사회에서 관찰할 수 있는 시민적 참여와 협력이라는 사회적 자본의 쇠퇴 현상이다. 옛날처럼 ‘더불어’가 아니라 ‘나 홀로’ 볼링을 치는 현상을 지적한다. 또한 이러한 분석은 시민문화의 관점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진행되는지를 설명한다.

나 홀로 사회는 기술발전과도 연관돼 행복 추구와 삶의 의미에서도 세대들 간 격차가 나타난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지나간 올드 세대들과는 달리 첨단기기와 기술이 현실의 친구를 대신한다고 생각하고 비디오 게임이나 가상현실에서 새 친구를 만나고 만족한다. 이들에게는 가상 공간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기술과 자신을 하나로 보며, 기술이 순간의 행복을 지배하고, 가상공간에 접속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들은 접속이 끝나면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 홀로 삶의 의미는 부정적. 긍정적 가치의 두 가지 명암을 나타낸다. 나 홀로 삶은 개인의 취향과 자유로움, 자기성찰의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나 홀로 삶은 고독한 삶이다. 사회적 존재로서 고립된 삶은 외로움과 위험 속에서 혼자서 문제해결 방법을 찾고 위험을 헤쳐나가야 한다.

개인주의와 고립사회의 도도한 흐름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나 홀로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직시하고 해결 대안들은 무엇일까? 개인은 저마다 나 홀로 시간 대처법 개발이 필요하고, 공동체적 협력을 회복하는 유대가 시급하다. 국가는 최저 생계비나 주거 안정, 출산장려 등 사회적 제도적 보안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인간의 삶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일생이다. 의사소통이 줄어들고 집단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면 결국 도태되고 소멸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개인의 창의성이 아무리 높다 해도 집단 지성을 이길 수 없다.

한국 사회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복수의 가족 구성이 더욱 힘들어지고 출산율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미래예측 연구학자들에 의하면 한국 인구는 2005년 4,800만, 2040년부터 인구예측 포물선이 급격하게 하강할 것이란 전망이다.

2019년이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고 바로 내일이면 맞이할 2020년의 모습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우리의 희망은 어디서 올까? 나는 그 답을 사람에게서 찾는다.

나 홀로 삶은 고독하고 외로운 삶이다.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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