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인사 후 연락 '뚝'… 연애와 맞춤법의 상관관계
카톡 인사 후 연락 '뚝'… 연애와 맞춤법의 상관관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9.05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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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철수 “여기 진짜 맛집이야. 맛을 간음할 수 없을 정도야”

영철 “그래? 알겠어. 일단 가서 물 좀 떠와볼래?”

철수 “무슨 소리야. 네가 떠와. 왜 나한테 일해라절해라야?”

영철 “오랫만에 만나서 이 정도도 못 해줘? 나 지금 OO이랑 예기 중이잖아”

철수 “진짜 어의가 없네. 어따 대고 갑질이야? 너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영철 “이게 구지 이렇게 따질 문제야. 이 정도 부탁은 문안한거 아니야? 너 정말 골이따분한 성격이구나”

철수 “어떻해 그렇게 심한 말을... 니가 나를 얼만큼 생각하는지 알겠다. 됐어 나 갈래”

모처럼 만난 친구들이 나누는 가상 대화다. 대화 속에는 일상에서 틀리기 쉬운 맞춤법 오류가 다수 포함됐다.

먼저 ‘간음’은 맥락상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정도가 기준에 맞고 안 맞고를 헤아려보는 ‘가늠’이 적절한 표현이며, 부적절한 성관계를 뜻하는 ‘간음’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다. 맛을 간음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음은 ‘일해라절해라’다. ‘일 해라. 절 해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사실은 틀린 표현이다. ‘이리하여라 저리하여라’란 의미의 ‘이래라저래라’가 올바른 표현이다.

‘오랫만에’도 흔히 실수하는 표현으로 ‘오랜만’으로 쓰는 것이 맞다. 사실상 ‘오랫동안’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랜’으로 표기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예기’는 제사상에 오르는 그릇으로, 위 문장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야기의 준말인 ‘얘기’가 맞다.

‘어의없다’는 ‘어이없다’가 정확한 표현이다. ‘어의’는 과거 궁궐에서 임금을 치료하는 의원으로, 의원에 의사가 없는 황당한 상황을 표현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올바른 표현은 맷돌의 손잡이를 지칭하는 ‘어이’(어처구니)다. 영화 <베테랑>에서 유아인(조태오 역)은 “맷돌 손잡이가 뭔지 알아요? 그걸 어이라고 해요. 근데 그게 빠지면... ‘어이가 없네’ 지금 내 기분이 그래”라고 친절하게 뜻풀이를 해주기도 했다. ‘어따 대고’는 어디다 대고를 뜻하는 ‘얻다 대고’가 맞는 표현이며, ‘구지’는 ‘굳이’,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는 뜻을 사용하려면 ‘문안하다’(웃어른께 안부를 여쭙다)가 아닌 ‘무난하다’가 맞다.

뇌가 따분하다로 해석되는 ‘골이따분한’은 하는 짓이 답답하다는 ‘고리타분한’이 올바른 표현이다. ‘어떻해’ 역시 잘못된, 정확히는 존재하지 않는 표현이다. 이주윤 작가는 책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에서 “‘어떻해’라는 말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히읗 받침 뒤에 또 히읗이 오면 읽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유에서 ‘어떡게’라는 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역 받침 뒤에 또 기역이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겹치는 것 없이 각각 어떻게와 어떡해로 써주셔야 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얼만큼’은 ‘얼마큼’이 맞는 표현이다. 이 작가는 “‘얼마큼’을 ‘얼만큼’으로 잘못 알고 계셨던 분 솔직히 손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그대로 자신의 뺨을 내려치십시오. 저를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지는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제 뺨을 때렸으니까요”라고 전한다.

2014년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 알바몬에서 대학생 6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맞춤법 실수 1위는 ‘감기 빨리 낳으세요’(26.3%)로 조사됐다. 이어 2위는 ‘어의가 없어요’(12.6%), 3위는 ‘제가 들은 예기가 있는데요’(11.7%), 4위는 ‘저한테 일해라절해라 하지 마세요’(10%), 5위는 ‘이 정도면 문안하죠’(7.3%), 5위는 ‘구지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6%)로 집계됐다. 아울러 ‘평소 호감이 있던 상대가 맞춤법을 자주 틀린다면?’이란 질문에는 89.3%가 ‘호감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또 과거 소셜데이팅 서비스 ‘이츄’가 미혼남녀 1,24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맞춤법 설문조사에서 남자 65.2%, 여자 78.3%가 ‘편하게 쓰는 건 좋지만, 몰라서 틀리는 건 싫다’고 답했고, 그중 일부 여성은(16.6%)은 ‘(맞춤법을 틀리면) 호감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느낌, 무조건 깬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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