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건축가의 눈으로 보고 느낀 도시건축 답사기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 영국 서섹스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미시건주립대학 등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한 저자의 눈에 비친 미국 댈러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댈러스포트워스(DWF) 공항이 위치한 미국 댈러스는 사통팔달의 교통망 체계를 갖춘 교통의 요충지다. 이런 이유로 전략적, 지리적 거점 역할을 담당하며 주변 농촌지역을 지원하는 서비스 거점도시로 빠르게 성장했다. 1874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댈러스는 미국 남서부 지역을 선도하는 물류배송 중심지로 우뚝 섰고, 1890년에는 인구 3만8,067명으로 텍사스 최대 도시로 성장했다. 이런 댈러스의 탄생은 1841년 테네시 변호사 존 브라이언으로부터 시작됐다. 교역거점의 필요성을 깨달은 그는 댈러스에 도시를 세웠는데, 지금도 댈러스 중심에 있는 '파운더 광장'에 가면 그가 세운 통나무집을 볼 수 있다.
댈러스 예술지구는 미국 최대 규모의 도심 예술 지구다. 7만3,450평 규모에 박물관, 공연예술 공연장, 오락 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예술 지구에 들어서면 먼저 'CHASE'라는 글씨와 하늘을 향한 'SKY WINDOW'를 연상케하는 구멍 뚫린 초고층 건축물인 체이스 뱅크 타워가 랜드마크로 눈길을 끈다. 체이스 뱅크 타워는 짙은 갈색 대리석 장식과 돌출된 창문이 특징이다.
댈러스의 또다른 랜드마크 중 하나는 댈러스 최대 규모 호텔인 스톨터 호텔이다. 1954년 완공된 해당 호텔은 건물 본체에서 채양이 뻗어 나오는 켄틸레버 공법을 사용해 건물 저층부가 돌출되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다. 1980년대 댈러스 경제 침체 당시에는 20년간 빈건물로 남아있기도 했다.
33만평 면적에 여덟개의 박물관, 여섯개의 공연시설, 스포츠 스타디움이 자리한 페어파크는 댈러스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1936년 댈러스가 텍사스 100주년 전시회 도시로 선정되자 건축가 조지 달이 앞장서서 지금의 페어파크를 조성해 냈다. 페어파크에 들어서면 먼저 눈길을 끄는 건 213미터 길이의 명상 분수대다. 물과 음악, 조명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 100주년 기념관 건물 앞에 설치된 벽화에는 남부연합군, 스페인, 텍사스 정부, 멕시코, 프랑스, 미국을 나타내는 거대한 조각물들이 웅장함을 자아낸다. 페어파크는 지금까지 25개 이상의 훈장과 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텍사스 도시 계획가협회로부터 '자랑스러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00년 후의 도시를 설계하라』
조재성 지음 | 새빛 펴냄│326쪽│1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