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산불에 ‘참혹한 식목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속초 산불에 ‘참혹한 식목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4.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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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강원 강릉 옥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번져 동해시 주택가를 위협하고 있다. [사진제공=동해소방서]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참혹한 식목일이다. 이날은 땅에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절기상 청명이지만, 싹은커녕 재만 남게 됐다. 4일 인제에서 시작된 산불이 밤사이 초속 20~30m의 태풍급 강풍을 타고 번져 고성 250ha, 강릉 110ha, 인제 25ha, 총 385ha에 달하는 산림을 집어삼켰다.  

환경전문가에 따르면 삼림파괴는 환경문제와 직결된다. 그리고 어제오늘 대형 재난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국내 환경 전망은 암울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4일 산학연 전문가들의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 주요 이슈의 10년 후 전망을 분석한 ‘대한민국 미래 이슈 2019’ 보고서에서 10년 후 발생가능성과 영향력이 높아질 10대 이슈 중 하나로 ‘기후변화 적응 실패’를 꼽았다. 또한, 장기간 공원을 조성하지 못한 ‘공원용지’를 공원 용도에서 자동 해제하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어 환경오염 저감장치였던 나무와 숲이 더욱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환경문제가 저절로 해결되기 바라는 것은 마치 산불이 진화되기를 바라며 발만 구르는 것만큼 무책임한 일이다. 적어도 대형 재난과 암울한 환경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 책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개의 복이 온다』에서 “평소에 전등 하나 허투루 켜지 않는 작은 노력도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책임감의 실천”이라는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의 말처럼 우리 삶 속에서 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녹색생활문화운동과 녹색출판운동을 펼치는 비영리단체 ‘작은 것이 아름답다’가 펴낸 『녹색상담소』에 따르면, 일단 화장실에서는 물과 휴지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변기를 통해 떠내려간 휴지는 녹이기 위해 약품을 써야 하고, 휴지통에 버려진 휴지는 태워야 한다. 또한, 화장실에서 사용된 물은 정화처리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 결국, 화장실에서 이뤄지는 모든 것이 환경오염과 직결되는 셈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비닐봉지 사용 억제를 위한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백화점·복합상점가를 비롯해 165㎡ 이상의 대형잡화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되기는 했지만, 이외의 장소에서도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지참을 생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곧 에어컨을 종일 틀어놓는 여름이 온다. 에어컨의 소비전력은 대체로 1,500~2,000와트 수준으로 이는 텔레비전 20대, 선풍기 30대를 켜놓은 것과 맞먹는다. 전기는 핵발전소나 석탄으로 생산되니 많이 쓸수록 환경오염을 심화한다. 환경운동가들에 따르면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찬 성질이 있는 인견이나 마 성분 옷을 입고 나무나 대나무, 마 깔창이 있는 실내화를 신는 것이 좋다. 또한 공기를 순환하게 하는 것이 실내 온도를 낮추는 관건이니 바깥바람 들이는 곳에 선풍기를 안쪽으로 틀어놓고 다른 한 대를 바람 지나가는 쪽으로 설치해 공기가 흐르게 하는 것을 권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환경오염을 심화하는 이들 역시 감시할 필요가 있다. 오기출 사무총장은 “기후 변화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개인이 각성해서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석탄화력발전소를 이용해서 거대한 공장을 운영하고 이윤을 챙기는 기업들, 그리고 이들을 비호해온 정치인과 법률가들, 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고 평범한 시민에게만 윤리적 부담을 떠안기는 이론가들,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찬미하면서 소비를 충동질하는 미디어 등등”이라고 지적했다. 

개인만이 아니라 기업들도 경영을 함에 있어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의 환경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난도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것’ 혹은 자신의 개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필환경’의 시대가 됐다”며 “2019년,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환경지향 소비가 질적·양적으로 모두 성숙하게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점가에서의 변화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예스 24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생태·환경 분야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으며, 이는 2014년부터 현재까지 동기간 판매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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