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깡깡이 마을 어르신들의 인생 여행기 
[포토인북] 깡깡이 마을 어르신들의 인생 여행기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3.17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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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의 『부끄러버서 할 말도 없는데』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조선소가 영도 깡깡이마을에서 일생을 보내신 어르신들의 인생사가 담긴 책이다. 곱던 젊은 시절은 어느새 다 지나가고 백발노인이 돼 슬그머니 세월을 회상해보는 인생 회고록이다. 

깡깡이마을예술사업단은 2017년부터 2년간 깡깡이마을 어른신들을 대상으로 시화동아리와 자서전동아리를 운영했고, 이 책은 그 결과물이다. 맞춤법이 맞지 않고 어색한 부분이 있지만, 삐뚤빼뚤한 글자와 문장, 소박하게 그린 그림에 삶의 주름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사진제공=도서출판 호밀밭]
[사진제공=도서출판 호밀밭]

꽃 피 든 거시절은 어디로 다지나갔나 

김부연 

아무리 생각해도 청춘 시절 도둑 마전갔다 
어느새 다지나 가고 노인이 되었꾸나
지금은 백세를 산 다 하는데
어디서 에느지를 가져올고 남은 세월은
꿈도 없고 희망도 없다
그 양 그대로 살아가자 남은 인생이나 
즐겁게 살자 그나마 대평동 예술
마을이 생겨나서 글도 쓰보고 동아리 
때늣도 해보고 하니 늦어솓
즐급다 그거라도 하니 정말 즐급다
지금이라도 열심이 배우고싶다
기해가 이제 왔어 니 무어라도 해 보고 싶다
이제 꿈을 꾸는 것 갓다
늦은 비가 오는 것 갓다

[사진제공=도서출판 호밀밭]

고모식당 

김순연

조선소 앞에서 식당을 했었다
아침 일찍 밥을 했서 배타는 사람들
삼시세끼를 했서 주었다
배가 조선소에 올라오면 배에서
밥을 못했서 먹는다
식당에서 밥을 사서 먹는다
고등어 배는 한달에 한번씩 들어온다
보름이며 달이 밝아서 
고등어가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소에 배를 올려서 수리도 하고
점검도 하기 때문이다
배가 올라오면 그때부터 조선소는
시끄러워진다 배 씻는 소리 깡깡이
망치질 소리 정말 시끄럽다
덩달아 우리 식당도 바쁘다
삼시세끼 밥해주고 참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정신 없이
온종일 바쁘다 일손이 모자라서
누구라도 오며 거들어 주고 갔었다
그때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았다 

[사진제공=도서출판 호밀밭]

깡깡이 마을 

박송엽

온 동네가 왁자지껄 한다
외지에서 일하려 도선장 배를 타고
사람들이 많이 왔다
8시부터 시작하면 조선소 배에서 
망치 가지고 두드려면 온 동네가 
시끄러웠다
철공소 시계소리 조선소 깡깡이 소리가
참 힘들었지만 그 때가 좋았다
사람사는 맛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너무도 조용하다
그때가 그립다

[사진제공=도서출판 호밀밭]

자갈 망댕 우리집 

서만선

조그만한 배한채 운영했다
오늘 하루 해가지고
기다리는 영감은 오지 않고
옆 사람한테 물어보니 술을 먹었다 한다
저넞 아홉시까지 기다리다
자갈치 충무동 센타까지
찾아바도 보이지 안는다
허둥지둥 집으로 와도 사람은 안왔다
시간은 흘르 새벽 세시쯤
배가 들어 왔던지 보인다
막상 배가보니 옷인지 사람인지 
기름무든체 누워잔다
아이구 영감님 어쩔까


『부끄러버서 할 말도 없는데』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 지음 | 호밀밭 펴냄│266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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