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민족 대명절 ‘설’의 마력… “모르면 피해막심”
2000년 민족 대명절 ‘설’의 마력… “모르면 피해막심”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2.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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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이 시작됐다. 설 앞에 굳이 ‘민족’을 붙이는 까닭은 그 유래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인들은 오늘날 설을 달도(怛忉)라 부르며 지켰고, 조선시대 편찬된 『고려사』에 따르면 고려인들은 설을 원단(元旦)이라 부르며 9대 명절로 꼽았다. 조선시대에는 원단이 4대 명절이었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올해 설은 더욱 뜻 깊다. 일제강점기 일본은 ‘전통문화 말살정책’으로 설날과 같은 우리 세시명절을 억압했다. 기록에 따르면, 당시 일본인들은 설 무렵이면 자신들의 명절을 강요하고 떡방앗간을 폐쇄했으며 새 옷을 입은 아이들에게 먹칠을 하는 등 패악을 부렸다. 

민족의 명절은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나고도 그 위상이 위태로웠는데, 양력 1월 1일도 쉬면서 음력 1월 1일까지 쉬는 것은 국가 간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주장 때문이었다. 그러다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의 국가적인 공휴일이 됐고, 1989년 음력 1월 1일부터 ‘설날’이라는 본명을 되찾게 됐다.

2000년을 이어 온 우리 명절 ‘설날’은 어김없이 ‘민족 대이동’을 만들어내고, 어쩐지 우리 모두의 마음도 평상시와는 다른 상태로 바꿔놓는다. 혼을 빼놓는다고나 할까. 누군가는 그동안 쉽게 만나지 못했던 가족과 친지를 만나 회포를 풀 생각으로 가득 차고, 누군가는 외로움이나 허전함을 느끼며, 누군가는 명절 음식 준비로 분주해지고, 누군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안전 같은 일상적인 일들은 뒷전이 된다. 

“사망자 없는 안전한 설 명절이 되도록 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처럼 단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을 꼽으라면 설로 산만해진 마음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들이다. 매년 설 직전 정부가 국민 안전을 위한 대대적인 대책을 마련해도 사고를 막기란 쉽지 않다. 특히 올해 설 연휴는 지난해보다 하루 늘어난 5일. 위험은 하루만큼 늘어난다. 

홍역·백일해·구제역, 화재, 교통사고… “이번 설, 정신 바짝 차려야”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무엇보다 전염병을 조심해야겠다. 공교롭게도 설 직전 전염성이 강한 홍역과 백일해가 퍼지기 시작했다. 걸리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홍역은 지난 12월 17일 첫 확진자 발견 이후 지난달 29일 기준 확진자가 총 42명으로 늘어났다. 홍역보다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하다고 알려진 백일해 환자는 지난달 30일까지 총 58명이다. 

두 전염병 모두 걸릴 경우 갑작스러운 고열을 일으키며 생사가 위태로운 상태에 이를 수 있으니,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가까운 병·의원 및 약국을 찾는 게 좋겠다. 보건복지부는 설 연휴기간(2~6일) 하루 평균 1만2,779개의 병·의원 및 약국이 문을 연다고 밝혔다. 해당 정보는 보건복지콜센터(129), 구급상황관리센터(119), 시·도콜센터(120)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물론, 전염을 막기 위해 기침할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매너가 필요하고, 예방접종은 필수,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 위생수칙을 점검해야겠다.    

전염병 위험은 사람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돼지나 소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전염병인 구제역 의심 신고가 지난달 28일과 29일 경기 안성에서, 31일 충북 충주에서 접수됐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 회의에서 “내일 저녁부터 귀성이 시작되지만 아쉽게도 구제역 비상이 걸렸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과 지역 방문을 최대한 자제해주시고 불가피하게 방문하게 되시면 차량 소독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건조한 날씨 탓인지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전염병만이 아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4년에서 2018년 설 연휴 기간 발생한 화재는 총 3,219건, 하루 평균 146.3건이었다. 이는 2014년에서 2018년 하루 평균 화재 발생건수인 118.6건과 비교해 30건 정도 더 많다. 설 연휴 화재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주거시설(29.1%)이었으며, 서울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설 연휴에 발생한 화재 293건 중 172(58.7%)건이 ‘부주의’ 때문이었다. 

‘민족 대이동’은 필연적으로 평소보다 심한 교통사고 피해를 만들어낸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3년에서 2017년 설 전후로 발생한 교통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설 전후 교통사고 100건당 사상자는 176명으로, 평균인 153명보다 15%가량 많았다. 평소보다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연휴 시작 전날이 670건으로, 다른 날(일평균 607건)보다 많았다.  

조재형 PROne 대표 겸 브랜딩연구소장은 그의 책 위험사회에서 “대중은 자신의 주관적인 경험이나 지식습득에 따라서 위험을 덜 객관적으로 수용하며 위험 지각에 편견이 개입될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개인의 경험이나 상상력, 추리, 지식, 믿음 등을 근거로 위험을 자각하고 의사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혹시 “나에게는 안 일어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이번 설에는 잠시 그 생각을 접어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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