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해 알아갈수록/시집을 묶어낼수록/고개가 숙여진다.//내 것이 아닌 것들에/이름표를 달고/내 것이라 우기며 살았다.” 한 시집을 몇 개의 문장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이 시집의 시들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성숙하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시집을 지배하는 정서는 어둠, 밤, 농익음 같은 무거움. 시인은 “밤의 말을 전하는 자”이자 “별의 말을 번역하는 자”다. 시들은 시인의 ‘너무나 사적인 순간들’, 사적이기에 더욱 진실하고, 마음으로 여러 번 곱씹었을 때 좋은 향이 퍼진다. 밤하늘의 별을 못 본 지 오래됐다면, 이 시집을 펼쳐보자.
■ 사적인 너무나 사적인 순간들
박지영 지음|시인동네 펴냄|121쪽|9,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