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추위를 덥혀준 책이 『언어의 온도』였다면, 이 책은 가을의 끝, 그 무렵에 잘 어울리는 포토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변변치 못함과 상실, 이별과 그리움을 마치 겨울이 다가오면 떨어지는 낙엽처럼 쓸쓸하게 풀어낸다. 작품 안의 ‘너’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저자의 언니였다가, 결국 독자가 된다. 낙엽이 떨어져 버린 나무는 저자의 마음과 같지만, 그 가지가지 모든 하늘을 품을 만큼 넓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뻔하지 않은 이유는 모든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 너는 거기, 나는 여기
연해 지음|마음지기 펴냄|240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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