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한쪽에서는 최저임금 1만 원을 놓고 싸우는데 한쪽에서는 ‘똘똘한 집 한 채’라며 몇십억이 넘는 집에 관해 얘기한다. ‘어디는 하루에 몇억이 올랐다’는 등을 얘기할 때 누군가는 월급 200만원 버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백 대 일의 경쟁을 한다. ‘집에 파슬리 하나쯤은 다 있잖아요’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한쪽에서는 결식아동이 33만 명이라는 통계가 나온다. 이러한 현실은 가지지 않은 사람들로 하여금 ‘부의 재분배’를 생각하게 한다.
철학자 김만권은 30개월 아이를 둔 아빠로서 ‘부의 재분배’ 문제를 논했다. 그는 아이를 “승자들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세상에서 그 모든 것을 가져가는 아이로 키워야 하나?” 하고 고민했지만, “100분의 1도 안 되는 승자가 되는 확률에 걸기보다는 이 아이가 평범하게 자라도, 혹은 조금은 모자라도 걱정 없이 맘껏 사랑하고 존중받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게 훨씬 좋다고 느끼는 세상,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도 좋은 세상을 짓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가 내놓은 해답은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으로 대표되는 ‘모두를 위한 소득’과 ‘모두를 위한 상속’이다. 기본소득이란 모든 사람에게 조건 없이 소비에 필요한 돈을 정기적으로 쪼개어 주는 것이고, 기초자본은 모든 사람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목돈을 주자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분명 현실적이지 않고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주장에 저자는 “전통적인 의미의 노동이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인 시점에서 지금이야말로 기본소득과 기초자본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적기”라고 주장한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괜찮아!』
김만권 지음|여문책 펴냄|256쪽|1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