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어디 다치신 데 없으세요?" 대형마트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부주의로 물건을 파손했을 때 점장이 이렇게 물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그 직원은 행복한 사람이다. 이런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매장을 밝게 하고, 온 우주를 건강하게 한다. 그날 밤에 별은 조금 더 반짝이고 있었다. 회사 근처에 있는 술집에서 있었던 일이다.만취한 후배가 화장실에서 넘어지면서 화장실 유리를 깼다. 갑작스러운 사고라서 어디 다친 데는 없는가 걱정하며 후배를 부축하면서 일으키고 있는데 술집 주인이 달려와 "유리값은 누가 물어낼 거죠?"하고 따지듯이 물었다. 그에게 사람이 다친 것은 보이지도 않았나보다. 우리는 회사와 가까운 그 술집에 자주 다녔고, 주인과도 오랜 시간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18~19쪽>
병들어 누운 아내를 오랫동안 돌봐온 선배에게 물었다. "힘들지 않으세요?" 그가 말했다. "사진 보는 것보다 낫잖아" 아내가 살아 있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로 들렸다. 그때 선배의 표정을 생각하니 한 장의 사진 같다. 삶과 죽음은 사진 한 장으로 이야기한다. 오래 남는다. 사진은 정지된 과거이다. 과거를 본다는 것은 슬픈 일일까. <23쪽>
아무리 사나운 맹수라도 사냥을 하다가 실패를 반복하면 굶어 죽는다. 실패가 버릇이되면 인생이 힘들다. 어느 정도의 실패까지 감당하느냐가 그 사람의 삶을 좌우한다. 삶의 지구력을 기르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들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절망의 구렁텅이일 따름이다. 자꾸 실패하지 마라. 거기에서 멈춰라. 그럼 어떻게? 그건 알아서 해라. 단, 내가 가지고 있는 못된 버릇들을 하나둘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라, 판을 새로 짜라.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살아보자. 성공은 저절로 따라온다. <120~121쪽>
『사진보다 낫잖아』
원재훈 지음 | 올림 펴냄|223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