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한동근·이아름… 끊임없는 음주운전의 해결책은?
황민·한동근·이아름… 끊임없는 음주운전의 해결책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9.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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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유명인의 음주운전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30일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MBC ‘위대한 탄생 3’ 우승자 출신의 가수 한동근이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103%·면허취소 수준)으로 경찰에 적발됐으며, 지난 6일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은메달리스트인 이아름(26·고양시청) 선수가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151%·면허취소 수준)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지난달 27일 뮤지컬 배우 박해미 남편인 황민의 음주운전으로 뮤지컬 배우 2명이 목숨을 잃은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지만 경각심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다. 

유명인과 연예인의 음주운전은 일반인보다 훨씬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 많이 알려진 만큼 사회적 지탄과 비난의 강도도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사는 탓에 음주운전 사실이 알려지면 대중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은 끊이지 않는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지난 4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공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2017년까지 전국에서 8만7,728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그중 2,095명이 사망하고 15만3,439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는 2014년 592명에 비해 2017년 439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고 벌이는 행동이란 점에서 사고라기보다는 범죄행위에 가까운 음주운전을 하는 이유가 뭘까. 논문 「계획된 행동이론에 의한 음주운전 행동의 설명」은 “음주운전과 관련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주관적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주장한다. 음주운전을 절제하는 것이 쉽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어렵다고 느끼거나 혹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조차 갈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 사람마다 느끼는 수준도 다른데 누군가는 “나는 술을 마셨어도 취하지 않으면 운전한다”, “나는 단속이 없으면 운전한다” 등의 주장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2005년 4월 11일 가수 ‘클릭비’ 멤버 김상혁은 음주운전으로 3중 추돌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11시간만에 경찰서에 출두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실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으면 운전할 수 있다는 비논리적인 해명을 내놓으면서 국민의 싸늘한 시선과 마주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한 처벌 기준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5%부터 면허정지 100일에 처하고 0.1% 이상은 면허 취소, 0.2% 이상은 면허 취소는 물론 1년 이상 3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외국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단속 기준은 낮은 편인데 미국은 0.03%, 스웨덴은 0.02%부터 음주운전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호주의 경우 음주운전 적발자의 신상을 신문에 공개하면서 경각심을 불어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음주운전을 제재하고 있다. 그런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지난해 우리나라의 음주운전 재발률은 19.2%로 2013년 16.7%에 비해 2.5% 증가했다. 

음주운전 관련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이 있기는 했다. 지난해 3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차량 내 음주측정장치를 설치해 기준에 부합해야만 시동이 걸리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지난 1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음주운전으로 3회 이상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면허 취소 10년(현행 3년)에 처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다. 

반면 자발적인 의지를 끌어낼 때 음주운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승윤 디지털 문화심리학자는 책 『구글처럼 생각하라』에서 음주운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넛지 효과’를 소개한다. 넛지 효과는 사람의 행동에 자연스럽게 개입해 행동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반발이 적고 효과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넛지 효과의 예로는 2013년에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 카니발 축제를 들 수 있다. 브라질은 세계 3대 맥주 소비국가로서 축제일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음주 후 차를 몰고 귀가하면서 각종 사고를 야기했는데, 브라질 당국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행사기간 동안 맥주캔을 지하철표 대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하철 개찰구에 설치된 스캐너에 캔맥주 바코드를 갖다 대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했고 색다른 캠페인에 참가자들의 호응은 폭발적이었다. 축제 당일 음주운전은 다른 해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법으로 강제하고 처벌을 가하면 일정 수준 효과를 내긴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자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생각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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