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부자 되고 싶다면 ‘친환경’을 노려라
폭염에 부자 되고 싶다면 ‘친환경’을 노려라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8.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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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빅데이터 분석 사이트 ‘소셜 메트릭스’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 10일 트위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친환경’과 연관된 단어는 1만 건이 넘게 언급됐다. 이는 평소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며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대중에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폭염이 인재(人災)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우려하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친환경’에 갖는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온라인에서는 친환경 상품과 연관된 게시물이 인기를 끈다. 지난 29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 인기리에 공유된 한 동영상에서는 한 외국인이 자신이 사용한 접시를 씹어 먹는 모습이 등장했다. 접시가 플라스틱이 아닌 곡물로 만들어져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저런 접시가 있다면 사고 싶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접시보다 환경 보호도 되고 좋을 것 같다”라는 식의 댓글을 달았다. 지난 30일 포털 사이트 ‘다음’의 카페 인기글에는 옥수수와 종이로 만든 친환경 빨대가 화제였다.

주부 A씨는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만이 아니라, 폭염도 인간이 만든 것이라 생각하니 물건을 구매할 때도 환경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쇼핑할 때 비닐봉지를 사는 대신 에코백을 들고 다니며, 친환경 제품을 사면 적립 및 할인이 되는 ‘그린카드’를 쓰고, 제품도 ‘환경마크’가 붙은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세제를 생산하는 한 기업가는 “가급적이면 우리 제품이 환경기준을 통과해 친환경 마크를 받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환경마크는 소비자에게 환경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에게 환경제품을 개발,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목적으로, 환경부에서 부여하는 ‘친환경 마크’와 농림축산부의 ‘저탄소 마크’가 있다. 상품을 제조,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온실가스 등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적은 제품이 대상이다.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그린카드는 가정 내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거나 환경마크가 붙은 친환경 제품을 구매,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면 ‘에코머니’라는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가맹점이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기업은행, 우체국 등 대부분의 은행에서 발급되고 있다.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늘어나자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은 매출의 증가를 체감하고 있다. 국내 3대 친환경 제품 유통·판매 업체 중 한 곳인 ‘올가’의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2016년 123억원이었던 저탄소 인증 농산물 매출이 2017년 128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매출액은 150억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농수산물을 재배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협동조합 ‘한살림’ 관계자는 “정부에서 저탄소 인증을 받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가온재배(화석연료를 사용해 재배하는 방식)를 하지 않고 주로 재철 채소를 유통하는데도 인기가 많다”며 “설립된 이래 30년간 꾸준히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소비행태는 2017년 말 출간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예측한 ‘가심비 추구’와 ‘미닝아웃’으로 설명될 수 있다. ‘가심비 추구’, 즉 ‘가격 대비 만족도 추구’란 소비자들이 효용성이 낮더라도 건강이나 환경을 염려해 비싼 소비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당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이 가성비는 떨어질지 몰라도 환경이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안심에 ‘가심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해물질 생리대 사건이 터진 후 여성들이 더 비싼 돈을 주고라도 안전성이 검증된 생리대를 산 것이 그 예다. 환경오염으로 체내에 쌓이는 유해물질의 총량인 ‘바디버든’에 대한 심각성이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자신이 쓰는 제품들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행태도 예로 들 수 있다. ‘미닝아웃’이란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소비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환경문제에 위기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환경보호’라는 자신의 신념을 소비에 투영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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