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다
폭염, 인류의 역사를 새로 쓰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7.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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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폭염으로 세계가 끓고 있다.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화재도 증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더위’다. 이러한 더위가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며 점점 심해져 결국 인류의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는 예측은 절망적이다.

의사이자 역사학자인 미국의 로널드 D. 게르슈테는 2017년 출간된 그의 책 『날씨가 만든 그날의 세계사』에서 지구온난화를 언급하며 “기상학자들 대다수는 인류가 기상 재난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고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2000년 이후 열다섯 번의 여름 중 열네 번이 무려 ‘역사상 가장 더웠던 여름’을 기록했다는 점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게르슈테는 “오늘날 대부분의 기후학자, 지구물리학자 그리고 기타 관련 분야의 학자들은 지금까지 확보된 자료들을 살펴봤을 때 작금의 지구온난화 폭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크다고 입을 모은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러한 심각한 기후 변화가 인위적이라고 보고 있다.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각종 유해물질의 양이 늘었고, 그것이 다시 지구 대기권으로 급속도로 퍼지면서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온난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정·재계를 손바닥 위에 놓고 쥐락펴락하는 막강한 기업들은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나 국민들이 자동차 대신 고속열차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역시 로비스트나 기업들로부터 정치 자금을 지원받는 의원들은 기후 관련 논란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게르슈테는 “그러나 기후와 기후변화, 그리고 그것이 초래할 결과들은 앞으로도 분명 중대한 정치적 사안으로 취급될 것”이라며 “학자들은 유해가스들이 대기 성분에 지속적 영향을 미쳐서 결국 사회 불안과 인구 대이동, 부족한 천연자원을 둘러싼 전쟁 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끔찍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외신도 비슷한 얘기를 쏟아낸다. 독일의 일간지 <함부르거 아벤트블라트>의 한 사설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하고 나면 오염된 공기가 기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많은 기상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외의 외신에서는 “기상 재난이라는 끔찍한 드라마가 비록 이번 세대는 아니라 하더라도 다음 세대, 혹은 그다음 세대에는 반드시 현실화될 것”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

역사적으로 기후변화는 인간 사회의 변화와 몰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게르슈테의 책에서 볼 수 있듯, 역사상 가장 추웠던 겨울 중 하나로 기록된 1941년의 겨울은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을 막았고, 나폴레옹이 지휘한 프랑스 대군 역시 러시아 원정 또한 추운 날씨에 저지당했다. 두 사건 다 세계사의 변곡점이 될 만한 것이었다. 종교전쟁 당시 북해의 거센 풍랑은 구교도들이 신교도들을 무찌르지 못하게 방해했다. 만약 기후변화로 인한 거센 풍랑이 없었다면 종교재판이 끊임없이 이어졌을 수도 있고, 문화적 번영이 조기에 끝났을 수도 있으며 스페인어가 미국의 국어가 됐을지도 모른다. 1588년 여름의 폭풍우는 무적함대를 내세운 에스파냐의 군대에 큰 피해를 끼쳐 영국의 함대가 승리할 수 있게 도왔다. 이 역시 스페인 중심으로 변화될 뻔했던 유럽의 정세를 바꿨던 기후변화였다. 이 외에도 풍요롭던 그린란드와 북미 일부 지역은 한때 강한 추위가 몰아닥쳐 사람이 살기 힘들게 됐고, 500년 동안 유럽인들이 찾지 않는 곳이 됐다.

굳이 거시적인 사례들을 찾지 않아도, 우리는 날씨가 조금만 흐려도 “날씨 때문에 우울하다”고 말한다. 또한 지금처럼 폭염이 이어져서 불쾌지수가 높은 날에는 열대야, 불면증 등 폭염 스트레스가 우리를 괴롭힌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우리 삶에 지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현재의 이상고온 현상은 인류에게 더 큰 재앙으로 찾아올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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