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리뷰] 괴짜 과학자들의 기상천외한 죽음 실험실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05.30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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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과학을 설명하는 책 중에 이보다 잔인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은 없을 것이다. 미국 문화·연예 정보지 <짐바이오닷컴>의 편집자 코디 캐시디와 『익스플로라토리움 과학 스낵 북』, 『클러츠 자석 마법』 등 수많은 책의 저자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유명한 과학관 ‘익스플로라토리움’의 수석 과학자인 폴 도허티는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에서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극단적인 사고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들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왜 부고 기사에는 사망 원인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 없는가”, “왜 제일 흥미로운 ‘사망의 원인’에 대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는 것인가”였다. 이러한 기획 의도가 사고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잔인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들이 다룬 ‘사고들’은 너무나 엉뚱하고 지구상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을 일들로 선정됐기 때문에 피해자들에게 고소당할 염려는 없어 보인다.

이들이 분석한 ‘극단적인 사고들’은 보통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들이다. 예를 들어 ‘운석과 충돌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물이 담긴 욕조에 들어간다면’, ‘블랙홀로 뛰어든다면’, ‘인간 포탄이 된다면’, ‘돋보기 아래 놓인 개미가 된다면’, ‘땅속에 지구 반대편으로 연결되는 터널을 파고 뛰어든다면’ 등이다.

운석과 충돌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운석에 깔려 죽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저자는 “운석이 충돌할 때, 당신은 예상보다 몇 초 먼저 목숨을 잃을 겁니다”라고 말한다. 지구를 향해 시속 4만에서 26만 킬로미터로 곤두박질치는 운석이 대기를 세게 짓누르면 공기는 압력을 받아 뜨겁게 달아오르고 운석 주변의 공기 온도는 1,700도까지 올라간다. 따라서 사람은 운석에 닿기도 전에 불이 붙어 기체가 돼 순식간에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블랙홀로 뛰어든다면 어떻게 될까? 블랙홀의 중력은 태양의 5배로, 빛의 속도보다 빨라야 중력권에서 탈출할 수 있다. 이러한 강력한 중력으로 인해 블랙홀의 중심으로 자유 낙하할 경우 낙하 속도는 30만 킬로미터가 된다. 낙하하는 순간 중력은 몸을 양방향으로 늘려 마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기차 사이에 팔다리가 묶인 것처럼 몸을 찢어놓을 것이다. 저자는 “인체에서 가장 약한 부위인 배꼽에서부터 파열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 중력은 몸을 잡아당길 뿐만 아니라 마치 궁극의 코르셋을 입은 것처럼 몸을 죄어올 것이다. 마침내 중력의 힘이 몸속 화학결합의 결속력을 넘어서면 당신의 몸뿐만 아니라 몸을 구성하는 분자들까지 모두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속 수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날아가는 실제 포탄이 돼 날아가면 어떻게 될까? 인간 포탄이 된 사람은 100분의 1초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6,100 킬로미터로 가속된다. 이 가속도는 인체에 1만 7,000그램에 해당하는 충격을 주며 순간적인 몸무게는 110만 킬로그램이 된다. 이로 인해 두개골과 뼈는 내장 기관, 살, 근육 등의 연한 조직과 함께 순식간에 함몰되고 오직 몸속의 액체 성분만이 남게 된다. 또한 시속 6,100 킬로미터로 움직이는 물체는 공기와 엄청난 마찰을 생성하게 된다.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 표면의 온도가 315도에 달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포탄처럼 발포된 이의 최후의 모습은 음속의 5배나 빠른 속도로 대기 중에 발산되는 극도로 뜨거운 김이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대머리수리 둥지에서 자란다면’, ‘화산에 제물로 바쳐진다면’, ‘프링글스 공장을 견학하다가 감자통에 빠진다면’, ‘금성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입자가속기에 손을 넣는다면’, ‘이마에 아주 강력한 자석을 붙인다면’ 등과 같은 사고가 실제로 일어날 때 나타나는 결과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흥미로운 사고의 결과들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으면 저절로 과학 지식들도 배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죽는다면』
코디 캐시디·폴 도허티 지음 | 조은영 옮김│시공사 펴냄 | 281쪽 | 15,000원

*해당 리뷰 기사는 <공군> 5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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