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지구탐험 신비의 세계’ 등의 자연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수 있는 아프리카는 많은 사람들이 그 참모습을 궁금해 하지만 실제로 갈 엄두를 못 내는 곳이다. 연합뉴스 김수진 기자는 그의 책 『폴레폴레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에티오피아, 남수단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을 취재·여행한 경험담을 멋진 사진과 함께 풀었다. '폴레폴레'는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하는 스와힐리어로 '천천히'를 의미한다.
장터는 진풍경이었다. 여성들은 머리에 진흙을 발라 치장했고 목과 팔 등에 형형색색의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남성들도 머리에 띠를 두르거나 깃털로 치장했다. 이들은 직접 만든 버터, 향신료, 꿀 따위를 늘어놓고 판매하고 있었다.
맨발에 낡은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연마하는 아이들에게 왜 태권도를 배우는지 물었더니 “평화를 가르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태권도는 싸움이 아니라 방어를 강조하는 평화의 무술이에요. 사람을 공경하고 그 누구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워요” 태권도 발차기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마운틴고릴라는 생김새뿐 아니라 농업혁명을 시작하기 전 인류의 모습인 수렵채집인과 생활방식이 무척 닮았다. 마운틴고릴라는 하루 대여섯 시간을 먹는 데 쓴다. 하루 세끼 정도를 먹는 인간으로 치면 한 끼에 최소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을 쓰는 것이다.
드디어 도착한 능귀해변은 평온하고 아름다웠다. 국내든 외국이든 여행 경험이 제법 많은 평이라고 자부하지만, 이처럼 그림 같은 바다는 보지 못했다. 발을 담그면 금방이라도 그 푸른 빛깔에 물이 들어버릴 것만 같았다.
『폴레폴레 아프리카』
김수진 지음 | 샘터 펴냄 | 368쪽 |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