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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글쓰기 교육 특집(48)] “독일교육도 단점 있으니 너무 환상 갖지는 마셔요”[독일 현지 인터뷰] 뮌헨 공대 건축학과 김윤수 씨가 보는 ’독일 대학 교육‘
<독서신문>은 창간 49주년을 맞아 신향식  객원기자(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의 ‘독일 글쓰기 교육’을 연재합니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비스바덴,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괴팅겐, 튀빙엔, 뮌헨 등 독일 현지 취재와 국내에 체류 중인 독일 교육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독일의 선진적인 글쓰기 문화를 소개합니다. 신 기자는 하버드대와 MIT, UMASS대 등에서 미국 글쓰기 교육을 심층 취재해 보도한 바 있고, 대학과 고교에서도 글쓰기 및 소논문, R&E, 보고서 작성법을 체계 있게 지도하는 논증적 글쓰기 교육의 전문가입니다. / 편집자 주(註)

 

뮌헨공대 건축학과 김윤수씨__뮌헨 시내 광장에서

[독서신문] “북한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독일인들은 대부분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북한과 김정은을 떠올려요. 케이팝도 한국에 관심 있는 극소수가 알 뿐이죠. 심지어 한국에 눈이 온다는 사실도 모르는 독일인들이 많아요. 공부를  꽤 했고 나름 지식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한국을 피상적으로 아는 사례가 많았어요.”

독일 뮌헨공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는 김윤수(30) 씨는 독일에서 한국에 관한 정보는 매우 편파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보통 독일인들은 겉으로 대놓고 표현하진 않지만, 한국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한국을 어떤 나라로 보느냐는 질문에 관한 대답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수 씨는 가천대학교에서 3년 동안 건축학을 공부하면서 건축에 매료되어 유럽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학문으로서 건축의 본산인 유럽에서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천대를 휴학하고 세계 곳곳을 여행한 뒤 독일유학을 준비했고, 29살에 비로소 뮌헨공대에 입학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사(Bachelor)부터 다시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 학점을 인정받아서 중간 학기부터 수강하고 있습니다.”

1년을 더 다녀야 졸업할 수 있는 김윤수 씨는 여건과 능력이 된다면 석사뿐 아니라 박사까지도 하고 싶어한다. 최종적으로는 독일이나 한국에서 건축사무실을 차려 건물을 짓는 걸 목표로 한다. 교수가 되어 이론 연구도 병행할 생각이 있다.

김윤수 씨는 <독서신문>에 연재 중인 ‘독일 글쓰기 교육’을 읽고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를 통해 기자와 연결됐다. 24일 뮌헨공대 교정에서 김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뮌헨공대 건축학과 김윤수씨__뮌헨 공대 도서관에서


◆ “보고서 도입부 작성 방법까지 세세하게 지도”

“독일 건축학과에선 글을 쓸 기회가 그리 많진 않아요. 대신 저희는 도면과 모형을 만들어 발표합니다. 몇몇 수업에선 필기시험도 보긴 해요.”

김윤수 씨는 “수업마다 시험 종류는 다양하다”면서 “수업은 크게 포어레숭(Vorlesung)과 세미나(Seminar)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포어레숭은 큰 강당의 수업이고 세미나는 작은 공간에서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입니다. 포어레숭 시험은 객관식도 있고,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써야 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세미나에서는 보통 학기 말에 A4 20장 분량으로 보고서를 제출해요.”

김윤수 씨는 “객관식 시험은 말 그대로 한국의 중고등학생 때 보던 기말고사 혹은 모의고사 방식과 같아 큰 부담이 없다”면서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야 하는 시험은 학생들이 가장 무서워한다”고 덧붙였다. 

“저는 지난 학기에 도시역사이론을 수강했습니다. 기말고사에서 글과 그림을 곁들여 답안을 쓰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수업시간에 다룬 도시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이 어디 위치하는지 밝혀야 했습니다. 그 건물이 주변 건물이나 도로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도 언급해야 합니다. 무엇이 파괴되었고 무엇이 오늘날까지 보존되어 있는지 등을 직접 손으로 그리고 글도 써가며 표현했습니다.”

김 씨는 “보고서는 논리적으로 전개하라고 한다”면서 “특히 긴 내용을 형식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교가 책을 하나 추천했습니다. 어떤 형식에 맞춰 보고서를 써야 하는지 제시해 놓은 책이었습니다. 어떤 어휘를 쓰는 것이 적합한지, 서론과 본론, 결론을 어느 정도의 비율로 써야 하는지까지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조교는 ‘도입부엔 인용구로 시작하는 게 좋다’, ‘본론은 삼 분할로 내용을 나누는 게 낫다’ 등 상세하고도 전략적인 조언까지 해줬습니다.”

뮌헨공대 건축학과 김윤수씨__건축 작업실에서 실습하는 장면


◆ “독일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공부”

김윤수 씨는 독일 학생들의 공부방식이 매우 효율적이라고 했다. 한국 학생들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편이라면 독일 학생들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집중해서 공부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시험 공부할 때 매주 하루나 이틀은 대부분 밤을 새서 공부합니다. 심지어 아예 학교에 살림까지 차리고 사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반면, 독일 학생은 대부분 늦어도 12시 전엔 귀가하는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과물을 보면 독일 학생들의 답안이 한국 학생들에 비해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독일과 한국의 공부방식에 있어 비슷한 점도 있다고 했다. 흔히 한국의 공부가 암기 위주인데 비해 독일의 공부는 토론 위주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한다. 독일의 시험도 결국은 암기를 해야 한다면서,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이 시험 범위를 기계처럼 외우면서 대비한다고 하였다. 더 나아가 김 씨는 영국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알프레드 화이트헤드(Whitehead)를 인용하며 한국과 독일의 대학을 비교하였다. 

“화이트헤드의 저서 『교육의 목적』에서는 교육을 3단계로 구분합니다. 이 3단계는 로맨스 단계, 세밀화 단계, 일반화 단계로 구성됩니다. 유아기엔 세상을 향한 감수성을 함양하고(로맨스 단계), 청소년기에는 정보를 축적하고 훈련해야 하고(세밀화의 단계), 대학교에 이르러선 다시 축적된 정보와 훈련된 자세로 자유롭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일반화의 단계)입니다. 화이트헤드에 따르면, 대학교에선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펼쳐야 한다는 겁니다.” 

김윤수 씨는 “적어도 학사과정에서 독일 건축대학은 세밀화의 단계를 거치는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독일 대학보다 한국 대학이 대학의 목적에 더 부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여태까지 독일에서 배운 방식은 한국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방식과 유사했다”면서 “오히려 독일 대학에서 정해진 답을 향해 공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뮌헨공대 건축학과 김윤수씨__건축 작업실 컴퓨터 앞에서


◆ “독일 사람들은 시간을 정말로 소중히 여겨”

김윤수 씨는 독일에 와서 자신보다 걸음이 느린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 놀랐다고 한다. 독일이 여유가 있고 느긋한 나라라고 생각하는 것에 비해 김 씨는 자신이 체험한 독일인들이 시간을 정말 소중히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독일 사람들은 일해야 할 시간에 아주 치열하게 몰두합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고 자기계발을 하는 등 여가를 누리기 위해서라고 보면 됩니다. 한편으로는 그것 역시 삶을 짓누르는 압박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하니깐 업무시간엔 앞만 보고 달리자’는 생각이 가끔 숨 막힐 때가 있거든요.”

김 씨는 독일은 정직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이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설치 기사도 약속한 날에 오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고 한다. 또 김 씨는 독일 학생들이 “시험에 자신 없어서 시험장에 오지 않고 병원에서 가짜 진단서를 제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도 덧붙였다. 


◆ “독일서 살다보니‘착한 사람’이 뼈저리게 그리워”

김윤수 씨는 독일에 살면서 ‘착한 사람’이 뼈저리게 그립다고도 했다. “독일인들은 ‘착하다’는 개념 자체를 한국인과는 다르게 이해한다”면서 “남을 위해서 자신의 콧대를 낮춰줄 수 있는 사람, 혹은 옆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위해서 자신의 걸음속도를 줄여줄 수 있는 사람이 그립다”고 했다.

“착하다는 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서 독일유학 생활이 힘든 건지도 모르겠네요.”

독일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을 묻자 김윤수 씨는 “독일인은 대부분 운동을 좋아한다”면서 “그래서인지 대체적으로 체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정신력도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독일에는 “우등생, 열등생의 개념 자체가 없다”면서 한국과 달리 독일에서는 “실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학업 성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개인 성향에 있어서는 독일인에게 배울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독일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공부합니다. 취직을 위해서나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억지로 공부하지는 않습니다. 1~2년 공부하다가 적성에 맞지 않으면 자유롭게 전공을 바꿉니다. 아무래도 등록금이 적기 때문이겠죠. 한국은 2~3년 이상 대학에 다녔다면 그간 지불한 등록금이 아까워서라도 억지로 공부할 겁니다.”

반대로 독일이 한국에서 배우면 좋을 점으로는 ‘학생과 교수 간의 유대관계’와 ‘대학문화’를 꼽았다. 김윤수 씨는 “독일은 개인주의 문화가 강해서 그런지 학생들 간의 혹은 학생과 교수 간의 의사소통이 부족하다”면서 “독일 대학에도 한국처럼 동아리나 소학회가 있다면 좀 더 다양한 친구들과 지적 교류를 할 수 있고 대학 생활도 질적으로 더 풍성해질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 “유학생활은 처음부터 끝까지 언어와의 싸움”

김윤수 씨는 자신이 건축을 전공하고 있지만 건축보다는 언어를 더 공부하는 것 같다며 언어라는 산은 굉장히 많이 높고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전공하든 독일어를 배울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하고, 그래야 비로소 독일어로 진행되는 토론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에게 독일어라는 산은 아주 높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언어가 늘지 않는다고 해서 스스로 너무 조바심내고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의 절반 정도가 입학조차하지 못하고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김윤수 씨는 JTBC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독일 대표 다니엘 린데만 씨가 ‘독일 유학을 준비하려면 최소 3년은 온전히 독일어를 배우는 시간으로 할애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그의 말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설령 운이 좋아서 짧은 시간 안에 독일어 시험에 합격한다고 해도 그 상태로 대학 들어가서 수업을 듣는다면 그 수업 내용을 깊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김윤수 씨는 한국의 독일어학원 강사들이 1년만 독일어를 배우면 독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씨의 주위에서 1년 만에 시험에 통과한 사람은 10%밖에 되지 않으며, 그 10%마저도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유럽 언어에 익숙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독일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독일어능력시험을 봐야 해요. 보통 DSH나 TestDaf 시험을 봅니다. DSH 시험은 비교적 한국인에게 쉽습니다. 수업시간에 다룬 내용을 성실하게 따라가면 유리합니다.”

김 씨는 이어서 DSH 시험은 말하기 시험이 없고 문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인에게 유리한 반면, TestDaF 시험은 즉흥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하였다. 또 TestDaF 시험은 자연스러운 어휘 구사를 통한 의사소통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감각이 좋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 씨는 동아시아 언어가 독일어와 전혀 다른 언어 관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독일어를 술술 말하는 것은 굉장히 많이 어려운 일이라고도 하였다.

“기본적으로 이 시험(TestDaF)은 독일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판별하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독일어 어휘를 얼마나 아느냐 혹은 문법을 얼마나 잘 숙지하고 있는가를 보기보단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에 더 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휘와 문법을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논리’라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논리’와 독일에서의 ‘논리’는 다릅니다. 언어가 다르므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 “독일 대학 입학도 전보다 쉽지는 않아”

김윤수 씨는 독일어로 논리적인 글을 쓴다는 건 독일인처럼 생각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였다. 이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시험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TestDaf도 결국 형식적인 시험입니다. 어느 정도 분량으로 쓰는 게 적당한지, 어떤 표현을 쓰는 게 좋은지 일정한 유형을 숙지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서론을 쓰고, 본론에서 그래프를 분석하고, 그 뒤에 두 가지 이상의 예시를 든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창의성보다는 논리를 더 중요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김윤수 씨에게 독일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어려운 편인지 물었다. 독일은 입학이 어렵고 졸업이 쉽다는 말이 많지만 요새는 틀린 말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독일 대학 입시의 벽이 많이 높아졌으며, 졸업보다 오히려 입학이 어렵다는 말도 많이 들린다고 한다.

“자신이 정말 독일문화와 독일어를 사랑할 수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 문화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없다면 아마 언어공부는 고통스러운 과정이겠죠. 그리고 그 상태론 언어를 깊게 배우지 못할 거예요. 단순히 독일이란 나라가 우리나라에서 청렴한 이미지가 있고 복지가 잘 되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유학을 결정하는 건 곤란하다고 봅니다.”

뮌헨공대 건축학과 김윤수씨__건축 작업실에서 실습하는 장면


◆ “한국 건축학과가 오히려 독일보다 더 창의성 강조”

김윤수 씨는 “한국 건축학과는 추상적이고 개념적이고 형태적인 방법론으로 건축에 접근한다”면서 “하지만 독일 건축학과는 구상적이고 실질적이고 구축적인 방법론으로 건축에 다가간다”고 밝혔다. 또, 자신은 “오히려 독일 대학의 건축학과가 더 경직되어 있다고 느꼈다”면서 “한국 대학의 건축학과는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건물의 실질적인 구축 가능성보다는 건축을 통해서 어떤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가에 더 큰 역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그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도 중요했습니다. 반면, 독일은 저학년부터 실용적인 교육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건축을 통해 생각을 표현하려면 적어도 실무적인 기본기는 닦아야 한다는 교육방침인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당장 첫 학기부터 실제로 구축이 가능한 전문적인 건축도면을 그리는 훈련과 학습을 하였다고 한다. 또 김 씨는 원근법에 맞춰 건축물을 그리는 훈련도 수없이 많이 했다면서, 이를 마치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들의 훈련 같다고 비유했다. 종종 기존의 관습과 전혀 다른 방식을 시도하는 학생들이 있긴 했지만, 그런 시도는 교수들에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독일 건축학과는 건축사무실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자기 생각을 토대로 건축을 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곳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 “독일유학이 영미권보다 경제적으로 크게 유리하진 않아”

김 씨는 “독일의 학비가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독일어를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독일 대학교의 학업 기간은 영미권보다 졸업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결국 유학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영미권 유학보다 반드시 비용면에서 유리하지는 않다고도 덧붙였다.

“독일에 1~2년 살면서 만약 독일이란 나라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확신이 든다면 한국으로 돌아갈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생각했던 독일과 현지에서 느끼는 독일은 전혀 다를 겁니다. 자신이 독일과 맞지도 않는데  귀국하는 게 창피해서 꾸역꾸역 독일에 사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어요. 가장 중요한 건 행복하게 사는 거니까요.” 

신향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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